[뉴스 따라잡기] 실화? 방화? 잿더미 속 진실찾기

[뉴스 따라잡기] 실화? 방화? 잿더미 속 진실찾기

앵커 멘트 불이 나면 화재의 '원인'을 밝히는 게 관건이죠, 어떤 경우에는 범죄 현장에 불을 질러 '감추려'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네, 이런 범죄자들이 꼼짝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경찰 화재폭발감식팀인데요, 이 분들의 활약, 김기흥 기자와 알아봅니다 소방서에서 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경찰에서 이런 일을 하네요, 기자 멘트 화재 너머에 있는 사건의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선 아무래도 강력 사건을 접해본 경찰분들이 더 낫기 때문인데요 한 예로 화재폭발감식팀은 화재 현장에서 발견한 깨진 유리 조각만 보고도 화재의 원인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충격을 받은 유리는 거미줄 모양으로 깨지는데 반해 열을 받은 유리는 특정한 모양 없이 와르르 쏟아지면서 깨지기 때문인데요 목격자도 생존자도 없는 침묵의 화재 현장에서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경찰 화재폭발 감식팀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도봉구의 한 2층 주택 지붕 위로 불길이 치솟습니다 불길은 15분만에 잡혀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화재는 소방서 추산 천만 원의 피해를 냈는데요 인터뷰 이웃주민 (음성변조) : "처음에는 위층에서 불이 조금 나더라고요 그러더니 조금 있다 점점 (번져) 나가더라고요 " 주인이 집을 비운 지 한 시간 만에 일어난 화재에 경찰은 방화 여부를 의심했고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화재감식팀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가장 먼저 화재 당시 외부인의 침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출입문의 문고리부터 살피는 화재감식팀 잿더미가 된 집안 구석구석 어느 한 곳도 허투루 보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상준(서울지방경찰청 화재폭발감식팀장) : "의도적으로 불을 내려고 하면 일단 불을 붙임과 동시에 실패하지 않아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불을 쉽게 붙이기 위한 도구를 이용한다든지 타지 말아야 할 부분들이 다른 잘 타는 부분보다 더 강하게 탔다든가 그런 흔적들이 있다면 일단 의심을 해야죠 " 유적이라도 발굴하듯 조심스런 손길로 흔적 찾기에 나서는데요 이상준 팀장은 불이 움직이는 형태와 그 불이 남기고 간 자리를 보면 화재의 원인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녹취 이상준(서울지방경찰청 화재폭발감식팀장) : "정상적인 연소에서 (불길이) 옆으로 1m 갈 때 위로는 20m 간다고 숫자로 나타내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바닥에 인화성 물질이 넓게 뿌려져 있다면 어떻게 돼요? 불이 (옆으로) 순식간에 확 지나가겠죠 아랫부분이 많이 타는 비정상적인 연소형태를 나타내는 거죠 " 불이 타는 형태가 v자 모양으로 좁으면 실화 사건이지만 U자나 수평형태로 넓으면 방화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하지만 현장은 안방에서 좁은 불길이 집중적으로 치솟은 모습이었습니다 잿더미 속에서 화재원인을 밝혀줄 단서가 발견됐습니다 방화가 아닌 멀티콘센트가 원인인 화재였습니다 지난 2월에는 감식팀이 방화 여부를 가려낸 대형 화재가 있었습니다 시내버스 38대를 태워 15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낸 서울 외발산동 버스 차고지 화재인데요 녹취 황 모 씨(피의자) : "(혐의 인정하십니까?) 난 안 질렀어요 그런 적 없어요 (불 안 질렀어요?) 예 " 방화범으로 지목된 황 모씨가 강하게 부인하면서 자칫 미궁으로 빠질 뻔 했던 사건 하지만 여기에는 화재감식팀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상준(서울지방경찰청 화재폭발감식팀장) : "입구에 있는 버스 한 그룹과 뒤쪽 정비 공장 앞에 있는 버스 그룹 크게 두 그룹으로 연소 형태가 나타나더라고요 (두 발화점이) 연결이 안 된다 그래서 이것은 누군가가 고의로 불을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 현장 주변 CCTV를 정밀 분석한 결과 회사에 앙심을 품고 그만둔 황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는데요 감식팀은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던 황 씨가 꼼짝 못하게 결정적인 단서까지 확보했습니다 녹취 이상준(서울지방경찰청 화재폭발감식팀장) : "휘발유에 순간적으로 불이 붙으면 '퍽'하면서 부분적인 폭발이 일어나요 그러면서 팔과 손등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