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시험대 오른 책임총리제 - 2022.04.07 [MBN 종합뉴스]

[김주하의 '그런데'] 시험대 오른 책임총리제 - 2022.04.07 [MBN 종합뉴스]

1994년 4월, 이회창 국무총리가 전격 사퇴했습니다. 취임 4개월 만이었죠. 헌법상 위임된 총리의 권한을 놓고 김영삼 대통령과 마찰을 빚자 '법적 권한도 행사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총리는 안 한다'라며 사표를 던진 겁니다. 실제로 총리는 태생적 한계를 지녔습니다. 이범석 총리부터 현 김부겸 총리까지 마흔 명이 넘는 총리 중 헌법에 명시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한 총리는 극소수였죠. DJP 연합을 구성했던 김종필 총리와 이해찬 총리 정도를 빼면, 대부분의 총리들이 '대독 총리, 식물 총리, 방탄 총리, 의전 총리'로까지 불렸을 정도지요. 최근 윤석열 당선인과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책임총리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당선인 측은 '총리의 내각 통할권을 상당 부분 인정하며 장관 임명까지도 맡길 것,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가 부처 과장 인사까지 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헌법에는 '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또 국무위원에 대한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가졌고, 중앙행정기관장의 명령이나 처분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중지 또는 취소할 수 있죠. 막강한 권한이지만, 하지만 대통령의 명을 받거나 승인을 받아서라는 이 한 줄 단서 때문에 총리의 권한은 유명무실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그동안 한국 정치의 대표적 문제로 지적돼 왔죠. 그래서 '대통령과 총리가 업무를 구체적으로 분담하는, 그러니까 책임총리제를 도입해야 한다.'라는 주장도 나온 겁니다. 총리가 능력이 없어서 자기 권한을 못 찾는 걸까요. 아니면 대통령이 권한을 나눠주지 않은 걸까요. 프랑스 정치철학자 몽테스키외는 '권력을 쥔 자는 모두 그 힘을 남용한다'라고 했습니다. 책임총리제는 단순한 권력 내려놓기 차원이 아닌 정치개혁의 시금석입니다. 역대 정부가 책임총리제를 내세웠지만 집권 후 유야무야 된 걸 국민은 봐왔습니다. 이번 약속은 어떻게 될지, 국민은 매우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시험대 오른 책임총리제'였습니다. #MBN #MBNNEWS #종합뉴스 ☞ MBN 유튜브 구독하기 ☞ https://goo.gl/6ZsJGT 📢 MBN 유튜브 커뮤니티 https://www.youtube.com/user/mbn/comm... MBN 페이스북   / mbntv   MBN 인스타그램   / mbn_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