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8월 27일 뉴스초점-매케인의 품격을 기리며
지난 주말 세상을 떠난 미국의 한 정치인을 향해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존 매케인 베트남전 영웅이자 두 차례 대선에 도전하기도 했던, 존경받는 6선의 공화당 정치인입니다 한미동맹을 소중히 여긴 친한파 의원으로도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이죠 품격과 소신의 아이콘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1967년,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한 베트남전에서 전쟁 포로가 됐을 때입니다 조부와 부친이 모두 해군 제독인 점을 협상 카드로 이용하려는 베트남 측이 그의 조기 석방을 제안했었죠 하지만 그가 한 말은, '먼저 붙잡힌 포로들이 석방된 뒤에 나도 나가겠다'였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진정한 영웅이었던 거죠 정계에 입문한 뒤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방이 일상적인 선거판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았으니까요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맞붙었을 때입니다 '아랍인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까 두렵다'고 한 지지자가 말하자 매케인은 '오바마는 훌륭한 미국의 시민'이라며 정색을 하며 옹호했습니다 자기의 적인데도요 뇌종양 수술로 상처가 아물기도 전이었던 지난해 7월에도, 매케인은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의회를 찾았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동료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던 그는, 당시 공화당의 당론이었던 '오바마 케어 폐지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며 마지막까지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국민통합을 위해 때론 당파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었으니까요 '정치에는 겸손과 존중이 필요하다', 석 달 전 출간한 회고록에서 매케인이 던진 메시지입니다 먼바다 건너 우리에게까지 이 메시지가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은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우리 정치인들도 한 번쯤은 되새겨봤으면 좋겠습니다 ☞ MBN 유튜브 구독하기 ☞ 📢 MBN 유튜브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