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 [신동욱 앵커의 시선]
도스토옙스키 장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수도원 장로 조시마가 악인, 표도르 카라마조프를 타이릅니다. "너 자신을 기만하지 말라.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과 주변의 진실을 분간하지 못해, 모든 존경심을 잃는다" 조국 사태를 지나며 조 전 장관에게 따라붙은 신조어들입니다. 부조리를 준엄하게 꾸짖었던 과거 발언들이, 낱낱이 예언처럼 부메랑처럼 돌아와 그에게 꽂히는 것을 가리키지요. 그가 검찰과 법정에서 진술을 거부했을 때 소환된 글도 다시 한번 돌아보겠습니다. "피의자 박근혜, 첩첩이 쌓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모른다' '아니다'로 일관했다. 구속영장 청구할 수밖에 없다" 어록은 근래 #이재명 민주당 대표한테도 따라붙곤 합니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법 앞에 평등함을 증명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 수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도둑 잡고 적폐 청산하는 게 정치 보복이면 맨날 해도 된다"고도 했지요. 그런데 막상 자신이 수사를 받게 되자 "정치 보복"이라며 버티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범죄행위가 중대하고, 범죄를 부인하고 있고, 언제 도망갈지 모른다"며 구속을 촉구한 어록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에 대한 영장 청구를 앞두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뭐 이해가 안 되네요. 제가 또 어디 도망간답니까" 이 대표는 검찰에 나갈지 말지, 가면 언제 갈지를 자기가 결정하곤 했습니다. 허위사실 유포 건으로 첫 소환 통보를 받자 다섯 줄 답변서를 보내며 "소환 사유가 소멸됐다"고 한 적도 있습니다. #성남FC 사건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는 "검찰이 무례하다"고 하더니 대장동 사건 때는 출석 시기를 당 대변인을 시켜 일방적으로 공지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나와서는, 진술서로 대신하고 사실상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법 앞의 평등은커녕 자기 마음대로 특권을 누리면서 "권력이 없어,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에게 권력이란 대통령 밖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런 지경인데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말고,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까요. 이제 국회로 넘어올 체포동의안을 두고 민주당은 표 단속을 하느라 분주합니다. 하지만 내부 일각에는 "당 차원에서 이 대표 의혹을 방어하면 제2의 조국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걱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정의당 이 이 대표에게 불체포 특권 포기를 요구한 이유도 다르지 않습니다. 조 전 장관에게 향했던 이른바 '데스 노트'를 면죄부로 바꿔 들었다가 뼈아프게 후회를 한 경험이 쓴 약이 됐던 겁니다. 속담에 "머리카락 뒤에서 숨바꼭질한다"고 했습니다.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되돌아 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실을 기어코 외면하는 자기 기만은, 파멸의 화살로 되날아 오기 마련입니다. 2월 16일 앵커의 시선은 '막다른 골목' 이었습니다.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http://news.tvchosun.com/ 👍🏻 공식 페이스북 / tvchosunnews 👍🏻 공식 트위터 / tvchosunnews 뉴스제보 : 이메일([email protected]),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