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살 여아 ‘온라인 그루밍’에 무죄 주장…가해자 상고이유서 보니 / KBS 2024.09.11.
인터넷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10살 여아에게 결혼 서약서를 쓰게 하고 부적절한 사진을 요구한 30대 남성이 성범죄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 얼마 전에 전해드렸는데요 이 남성이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 이유서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순수한 10살이라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없어 자신의 성범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는데, 전문가들은 관련법을 좁게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호준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에서 10살 여아에게 접근해 결혼 서약서를 쓰게 하고 부적절한 사진을 요구했던 30대 남성 A 씨 1심에서는 아동학대 혐의만 유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성 착취 목적 대화까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화에서 성행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10살에 불과한 피해자 또래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을 판단해야 한다는 게 2심의 판단이었습니다 아동 청소년을 유인해 성적인 대화를 나누는 '온라인 그루밍'도 성범죄로 인정한 판결입니다 A 씨는 2심이 법리를 오해했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는데 KBS가 A 씨의 상고이유서를 입수했습니다 A 씨 측은 피해 아동이 '성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어 관련 표현을 들어도 '성적인 것'으로 연결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여아가 10살 나이에 맞는 순수함을 가졌다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없다는 겁니다 피해 아동의 가족은 반성한다던 A 씨의 상고 사실에 분노했습니다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저희 가족은 그 시간 이후로 모든 삶들이 무너지고, 혹여나 우리 아이한테 또 다른 범죄가 있지 않을까 항상 두 눈 뜨고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고요 "] 전문가들은 '성 착취 대화'를 좁게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윤정숙/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런 (성적) 단어를 쓰지 않고 아동에게 대화를 나누면 '내가 이 처벌을 피해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는 같아요 여기서 말하는 '성적(인 것)'이라는 것은 굉장히 포괄적인 '성적(인 것)'을 의미하는 거죠 "] 피해 아동의 가족은 최근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김경진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온라인그루밍 #대법원 #상고이유서 #성착취목적대화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