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냉전에 ‘훈풍’ 문화교류…낮아진 마음의 벽 | KBS뉴스 | KBS NEWS
이번 예술단 공연처럼 대중문화는 과거 냉전 시대에도, 굳게 닫힌 마음의 벽을 허무는 '훈풍'으로 작용했는데요 남과 북의 지속적인 문화교류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번 방북 공연 역시 일회성 행사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반도 특별취재단, 정연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베를린 장벽 서쪽에서 공연 중이던 가수가 장벽 너머로 인사합니다 [데이비드 보위 : "장벽 반대편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인사를 전합니다 "] 이에 호응하기 위해 장벽으로 몰린 동독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반정부 시위로 번졌고, 일주일 뒤 베를린을 방문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소련에 동서독 통일을 촉구했습니다 [레이건/美 대통령 : "고르바초프 서기장!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립시다!"] 통일까지는 3년이 더 걸렸지만, 장벽 너머로 함께 노래를 불렀던 그날의 경험이 동서독인의 마음을 이어 통일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13년만에 성사된 이번 방북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북한 객석의 적극적인 반응이었습니다 낯선 가사와 안무에 경직됐던 과거와 달리 박수갈채도 아끼지 않는 등 남녘의 대중문화를 친숙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아이린/레드벨벳 : "호응을 엄청 잘해주셨어요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끝날 때 들어가고 나서도 계속 박수를 쳐주셔서 "] 하지만 남북한은 방송을 비롯한 언론이 차단돼 있기 때문에 일회성 공연만으로는 독일과 같은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교류의 연속성을 강조합니다 [김영수/서강대 : "문화적인 교류가 돼야 상대편이 우리가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되고요 경직된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체육이나 문화교류가 최우선입니다 "] 올 가을 서울에서 공연하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이 관심을 끄는 가운데 이번 기회에 남북간 문화 교류가 정례화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