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주는 우리의 슬픔 맡으셨네 (헨델 메시아) / surely he hate borne our griefs (Handel's Messiah) /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지휘 김명엽 / 반주 양하영 ‘메시아’ 제2부는 합창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제1부는 20곡 중 6곡이지만 2부는 23곡 중 11곡이나 되니까요 메시아 제22곡, ‘진실로 주는 우리의 슬픔 맡으셨네’(Surely He hath borne our griefs)는 제24곡까지 ‘아탁카’(attacca)로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22곡과 23곡 맨 마지막 끝에 보면 attacca란 글이 보이죠? 이탈리어 말로 ‘붙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속도를 바꿀 때, 또는 이 곡처럼 한 악장의 끝에 다른 악장이 바로 이어질 때 지정되는 말이지요 따라서 이 사이에 매우 짧은 쉼표만이 허용됩니다 이 세 곡은 구약성서 이사야 쓰인 ‘고난 받는 종’(사53;4-6)을 묘사하고 있는데요, 아마도 빌라도 법정에서의 장면이 연상되는데요, 성화를 보는 듯 매우 회화적(繪畵的)인 장면들로서 합창곡 3곡 모두 색깔이 다릅니다 이 곡의 형식은 가사에 따라 세부분으로 나뉩니다 처음부터 12마디 3박까지 “진실로 주는 우리의 슬픔 맡으셨네”, 12마디 4박부터 19마디 2박까지의 “우리 위해 상 하셨네”, 그리고 19마디 3박부터 마지막까지 “주가 징계 대신 지셨네”(19-26마디)가 그것입니다 이제 첫째부분을 볼까요? 전주부터 모진 채찍질이 가해집니다 이미 21곡 알토 아리아 ‘주는 모욕 받으셨네’에서와 같이 점16분 음표와 32분 음표의 날카로운 리듬은 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도 쉽게 매질인 것을 짐작하죠 음화(音畵, tone painting)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곡에선 전곡과도 달리 2박자마다 날카롭게 철썩 철썩하며 공간을 가르는 높은 음이 날카롭게 나옵니다 “사십에 하나를 뺀 매”라 하지 않습니까? 목숨만 겨우 붙어있으리만큼 무자비하게 때리는 매이죠 둘째부분은 알토부터 시작하여 반음계적으로 움직이는 음형이 마치 통곡하는 것 같아 보여요 베드로가 쓴 편지에서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죄를 담당하셨으니 이는 우리로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게 하려 하심이라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너희는 나음을 얻었나니”(벧전2;24)란 말씀과 같이 그분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의 죄를 깨닫고 깊이 통회하는 듯 말입니다 셋째부분에 또다시 채찍이 계속됩니다 반주를 보십시오 처음과 비슷하지요 그런데 더 가혹해 보여요 ‘주가 징계’(the chastisement)의 스타카티시모도 그렇고요, 반주의 베이스가 막 조약하는 것이라든지, 23마디의 테너의 ‘대신--’의 7도 조약도 그렇습니다 당시 로마군들이 사용하던 회초리엔 날카로운 생선뼈로 된 매듭이 듬성듬성 달렸답니다 (납이라고도 하고요 ) 한번만 맞아도 살점이 뚝뚝 떨어져 나가는 것이죠 사도바울이 그 매를 여러 번 맞았고, 예수님이 이 장면에서 그 매를 맞고 계신 것입니다 이 곡의 텍스트인 이사야 53장 4절, 5절과 다음 곡의 6절은 ‘종의 고난’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당하신 그의 고통과 죽음의 대속적인 성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제넨스와 헨델은 이 곡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 그를 믿는 죄인들이 영생을 얻을 것을 설교합니다 우리 모두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벧전 5;15)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