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택시 몰던 가장 살해…범인 기소됐지만, 매일이 고통 / KBS 2021.06.08.
30년째 택시를 몰며 가족을 부양했던 가장을 살해한 '묻지마 범죄' 피의자가 어제 구속 기소됐습니다 다른 여성을 살해하려다 여의치 않자 홧김에 택시기사를 살해한 거로 드러났는데, 끔찍한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가족들은 하루하루 큰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리포트] ["갈매기 진짜 많다, 여기!"] 손주를 끔찍이도 아끼던 할아버지였습니다 택시 운전만 30년째, 성실하게 가족을 부양했던 69살 이 모 씨는 사건이 난 당일도 저녁 택시 영업 중이었습니다 [KBS 뉴스/5월 15일 아침 : "운행 중인 택시에 탄 승객이 흉기를 휘둘러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 아버지의 숨이 멎은 날, 가족들의 시간도 함께 멈췄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그냥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 것 같아서 현관문 소리를 들으면 아버지가 들어오실 것 같은데, 이제 아버지가 없으니까 "] 갑자기 눈물을 흘리거나,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처참했던 마지막 모습은 지울 수 없는 정신적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저희가 아버지 흉터 있는 데를 다 봤잖아요 그 (돌아가신) 과정이 상상되니까 그게 너무 고통스러운 거예요 "] 악성 댓글도 유족들의 상처를 후벼 팝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정신병력 내세우고 사람 죽였는데, 얘(가해자)는 너희들이 아무리 애써도 집행유예다' 이런 댓글도 봤어요 "] 경찰이 제공한 심리상담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피해자 동생/음성변조 : "상담해주시는 분이 '어머, 어머 그런 일 겪으셔서 어떡하냐'고 '너네한테 이런 것 했어'하는 과시용밖에 안 되는 거잖아요 "]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간절히 원하지만, 할 수 있는 거라곤 국민 청원을 올린 뒤 직접 알리는 일뿐입니다 [이○○/피해자 딸/음성변조 : "이게 사실 어떻게 힘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냥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으니까 "] 전문가들은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유족 심리 회복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합니다 [김태경/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가족을 살인으로 잃은 만큼의 벌이, 가해자에게 내려지길 바라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만 사회가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고요 "] 또 사건 직후 4주에서 8주 안에, 전담자를 지정해 1:1로 심리적·경제적 지원을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영상편집:유지영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택시운전사 #묻지마범죄 #구속기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