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의 노래/ 이근모(낭송:최현숙/영상:개울)

풀의 노래/ 이근모(낭송:최현숙/영상:개울)

풀의 노래/ 이근모 살랑이는 바람 앞에 가녀린 촛불처럼 그렇게 태우고 있습니다 내가 서있는 곳에는 언제나 바람이 불고 그럴 때마다 몸을 눕혀야 했습니다 저만치 밀려오는 짓밟는 발자욱 소리 귀 세우며 뻗어야 할 뿌리를 감추었습니다 그러나, 바람의 세레나데 너울거리는 하얀 순결은 꽃이되어 감춘 뿌리, 더욱 튼튼 키웠습니다 길가에 터잡아도 들판에 터잡아도 절벽에 터잡아도 궁시렁 거림 없이 생을 빛냈습니다. 스치는 쓸쓸한 발자욱 먼먼 당신님께 향하는 나만의 마음 피었다 지고 그리움에 울다가 지는 봄 가을이 반복되어도 계절 속에 빠진 별들을 건지며 긴 겨울도 지탱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봄에 피운 꽃, 겨울에 사위더라도 나의 뿌리 고이 맞아줄 그리움 깊이 안고 높이 안고 내 생의 풀씨, 민들레 홀씨처럼 그렇게 홀로서서 기다림을 잉태한 망부초가 됩니다 망부초가 됩니다. ****************************************** ◈시작 노트◈ ⊙ 나의 제10시집 '풀의 노래' 시인의 말 겸 서시 형식으로 작시한 시다. ⊙ 보통 국민(백성)을 민초라 한다 여기서의 풀은 그 민초를 은유하고 풀의 노래는 민의라는 뜻으로 상징 했다. 우리 민족은 한의 역사 속에서 그 생명을 끈질기게 이어 왔다. 이 한이 민족의 끈기로 정착 되었는지도 모른다. ⊙ 그러한 한의 정서를 풀의 형상과 결부 시켜서 짓밟혀도 살아남는 풀의 특성과 결부 시켰고 여기서 바라는 꿈(외로움, 그리움)은 국민 각자의 개개의 꿈으로, 독자들의 꿈으로 상상하도록 꿈의 정해진 형상과 묘사 없이 개괄적 망부초로만 형상화 했다. ⊙ 민의적, 꿈은 통일을 바라는 꿈도 될것이고 평화를 바라는 꿈도 될것이고 월드컵 승리도 될것이다. 그리고 개개인의 꿈은 사랑, 성공, 취직등 개인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의 이미지로 구체적 형상의 묘사 없이 독자 개개인의 상상으로 확장하도록 그냥 바라기 망부초로 은유 했다. ⊙ 시론적 의미로는 풀의 특성을 가지고 우리 민초의 삶으로 발상 전환한 시라 할 수 있다.(이근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