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장애인시설…“우리 동네는 안 돼” / KBS 2021.07.16.

갈 곳 없는 장애인시설…“우리 동네는 안 돼” / KBS 2021.07.16.

[앵커] 중증장애인이 모여 사는 곳이 낡고 위험해 새로운 거처를 찾고 있는데,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마을 중앙에 장애인시설이 들어오는 게 싫다는 건데요 벌써 1년을 끌어온 갈등인데, 올해까지 공사를 못 마치면 정부가 준 지원금을 다 돌려줘야 합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5월 5일 '어린이날'이 생일이 돼버린 중증장애인들 생년월일마저 확인이 어려웠던 이들은 기차역을 떠돌다 부랑자로 단속됐고, 수용과 격리의 대상이 됐습니다 중증장애인 34명이 모여 사는 익산 홍주원 쫓기듯 도심 밖으로 밀려났던 이들이 이제 지역 사회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 저기 ) 굉장히 위험해서 (장애인에게) 타일도 떨어지고 그래서 화장실인데 화장실로 사용 못 하고 "] 지금의 건물이 낡고 위험해 이사를 결정한 겁니다 벽마다 갈라진 게 여러 곳 5년 전, 안전진단 D 등급을 받은 뒤 땜질로 버티다가 2018년 정부 지원을 따냈습니다 차로 20분 거리 고시텔을 고쳐 쓸 생각에 사들였지만, 극심한 주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강승원/홍주원 원장 : "가는 곳마다 주민들이 반대하고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고 그래서 못 간다, 이건 너무 슬픈 일이죠 너무 안타깝고 "] 반대하는 주민들은 장애인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시설이 들어오는 게 싫다고 말합니다 특히, 절차를 무시한다며 익산시 행정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반대 주민/음성변조 : "아, 이게 왜 (마을) 가운데 들어오지 누가 결정을 내린 거지 했죠 왜냐하면, 이런 게 들어왔을 때는 주민에게 설명이라든지… (다른 동네는) 반대가 있어서 못 들어갔다고 하고 "] 익산시는, 장애인시설은 어디로든 옮길 수 있다며, 행정 허가 사항이 아니라고 잘라 말합니다 해를 끼치는 시설이 아닌 만큼 애초 주민 동의를 얻을 일도 아니라는 겁니다 올해 안에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12억여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 더 미룰 수 없는 공사를 이제 시작하기로 했지만, 주민과의 갈등은 앞으로 또 해결해야 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