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살래’ 집은 사는(buy) 것 아닌 살(live) 곳 [TV와치]

‘빈집살래’ 집은 사는(buy) 것 아닌 살(live) 곳 [TV와치]

[뉴스엔 박정민 기자] 바야흐로 '집방'(집을 보여주는 방송) 시대다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집값이 급등하고, 전세 대란이 일어나면서 '내 집 마련'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고, 방송가에서도 너 나 할 것 없이 집 관련 예능을 론칭하고 있다 MBC 파일럿 예능 '빈집살래 in 서울 확장판'(이하 '빈집살래')도 그 중 하나다 '빈집살래'는 인테리어 고수 배우 라미란과 대한민국 최고 건축가들이 뭉쳐 서울 도심 빈집을 재탄생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높은 층고, 럭셔리한 인테리어 등 주거 공간으로서 볼거리를 제공했던 여타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빈집살래'는 그 집에 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흉물로 버려졌던 빈 집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빈집살래'는 도시 재생과 '내 집 마련'이라는 기본적인 로망을 함께 충족시키고 있다 집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다양한 건축가들이 참석해 주택을 개조한다는 점에서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MBC '러브하우스'가 떠오르기도 한다 '러브하우스'가 살고 있던 집을 리모델링했다면 '빈집살래'는 애초에 빈 집을 개조한다는 것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1월 19일 방송된 '빈집살래'에서는 자가를 꿈꾸는 신혼부부가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부부는 전세 자금 1억 9천만 원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서 작은 빌라 하나를 겨우 얻었다 하지만 철거를 앞둔 지역이라 언제 내 집이 없어질지 모르는 주거 불안정을 느끼고 있었다 혹자는 빚을 져서라도 아파트에 사는 것을 추천하고, 주택은 손이 많이 간다며 말렸지만 부부는 집이 지닌 재화로서의 가치보다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가치에 집중했다 부부의 가치는 집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숨바꼭질을 즐긴다는 부부는 숨을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을 원했다 부부가 원하던 가치는 싱크대 밑 계단 지하실이라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미로 같은 독특한 구조 역시 부부가 원했던 공간이었다 건축가들이 선별한 빈집 매물 중 가치와 가장 부합하는 곳을 고르고, 리모델링 과정도 꼼꼼하게 살피며 집에 대한 애착을 키웠다 가장 중요한 금액 또한 매력적이었다 신혼부부는 빈집 매입가 2억 6천만 원, 최종 공사비 2억 2천만 원을 합해 총 4억 8천만 원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4천만 원이라는 추가 비용이 발생했지만, 총 5억 미만 금액으로 아늑한 다락 하우스를 얻게 된 셈이다 물론 집을 만드는 과정까지 로망으로 가득 찬 건 아니었다 집을 리모델링하던 기간에는 장마가 심했고, 지하실 벽이 허물어졌다 자연스럽게 공사 비용도 초창기 계획보다 추가됐다 그러나 이 마저도 의미 있었다 이미 완성된 집에 입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기 때문이다 공간에 이야기, 추억이 담기면서 비로소 '나만의 집'이 되는 것이다 다만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아쉬운 부분도 존재했다 본래 '빈집살래'가 MBC '다큐플렉스' 중 하나로 기획됐고, 연예인이 라미란 한 명만 등장하는 탓인지 다소 진지하게 됐다 따라서 예능에서 느낄 수 있는 흔한 '재미'가 부족하긴 했다 이 탓인지 시청률은 지난 1회 4 7%에서 소폭 하락한 3 5%를 기록했다 하지만 '빈집살래'가 조명한 집에 대한 본질은 시청률에 묻히기 아까운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사진=MBC &#0 39;빈집살래 in 서울 확장판' 캡처) 뉴스엔 박정민 odul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 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