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기획 ⑤ 희생자 확대…제주 어멍 '4·3 역사로'

4·3 기획 ⑤ 희생자 확대…제주 어멍 '4·3 역사로'

KCTV 4 3 송년기획 마지막 순서입니다 4 3 여성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가족의 생존을 책임졌고 마을 재건에도 앞장섰습니다 늦었지만 이들을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 그리고 중단됐던 4 3 여성과 생애사도 4 3 진상규명 차원의 후속 연구와 조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4 3 여성들은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가족의 죽음도 두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살아 남았지만 군인과 경찰에 감시 표적이 됐고 이들에 의해 강제 결혼과 성 착취 피해를 당했습니다 행방불명된 남편, 아버지를 대신해 아내와 딸은 영문도 모른채 끌려가 고문을 겪어야 했습니다 어멍들에게 4 3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성은 4 3 인권 유린의 최대 피해자였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이들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발설하면 가문의 수치로 여겨지던 시국 탓에 여성들은 피해 경험을 몸 속에 가두었습니다 [김은실 이화여대 명예교수 ] "그들의 언어는 어떤 식의 무서움으로 어떤 때에는 죽음의 삶의 끝에서 본 존엄의 무너짐 말하지 않음 사실은 살아있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들은 본 것, 경험한 것, 아는 것을 몸에 가두죠 죽음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라고 하는 공포 가득한 몸, 이런 경험들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4 3 희생자로 등록된 후유장애인은 223명 하지만 87명은 4 3과의 연관성이 떨어지거나 입증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인정 됐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고문 후유증 같은 정신적 피해자들이 후유장애 희생자로 하나 둘 인정되고 있는데 이들 모두 고령의 여성들이었습니다 트라우마 피해 실태 조사로 치료가 필요한 중증 사례를 발굴하고 이들을 제도권으로 보호하는 게 시급한 이유입니다 [씽크:조정희/제주4·3평화재단 팀장] "저희가 4·3 여성의 피해에 집중한다면 여성들이 당시 겪었던 일과 그 이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정신적인 트라우마까지도 4·3의 희생으로 보는 폭넓게 봐주는 이런 제도적인 장치들이 보완돼야 할 것 같습니다 " 4 3 이후 여성 생애사도 다시 쓰여져야 합니다 특히 마을 재건과 공동체 회복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은 함께 살아남았던 남성들도 증언하고 있습니다 [김병훈 4·3 유족(81세)] "집 지을 때 여자들이 발로 흙 밟고 흙도 나르고 물 길어오고 밥도 다했고 여자들이 없으면 안 됐죠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죠 " 주춧돌을 세워 함께 집을 짓고 십시일반 돈을 보태 일궈낸 고향으로 떠 났던 사람들을 돌아오게 한 4 3 초토화 마을 피해 복원의 과정을 이를 주도했던 1세대 여성들과 가족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씽크:문정일 96세] "흙 작업해서 한 덩어리로 모아서 벽에 착 착 착 그렇게 했지 " [씽크:김경노 71세] "어머니랑 제가 고생해도 오래 살다 보니까 이렇게 좋은 날도 있는 거라 어머니 얼마나 고생했어요 홀어멍으로 살면서 우리 어머니 아이고 한라산도 무심하지 " 가족관계를 바로잡는 정정 신청 기간이 정해졌있고 특례법에 의해 한시적으로만 적용되는 만큼 불일치 대상 유족의 80%에 달하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합니다 [인터뷰: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제주도는 여성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오랜 역사가 있으니 이런 역사적 경험에서 당연히 가장 많은 피해를 당한 피해자이자 또 다른 해결 주체이기 때문에 이 분들의 적극적인 진술이나 역사적 체험을 말하는 그런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국가가 외면하고 4 3 진상 조사에서도 다뤄지지 않은 제주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싱크:김성례 서강대 명예교수] "4·3 추가진상보고서나 유족 조사에서도 상당히 내용이 압축돼서 여성의 피해는 거의 안 나옵니다 그 증언을 포함시켰으면 좋겠습니다 4·3 당시의 피해 더하기 그 이후에 살아온 이야기 그러면 그 할머니들의 표정이 완전히 변합니다 막 생기가 돋고 희망에 차 있어요 왜냐하면 자기가 이뤄낸 업적이니까요 " [싱크:김은실 이화여대 명예교수] "생존자들 그리고 이 목격자들을 피해자의 범주에 넣어야 하는데 그들을 어떻게 피해자의 범주에 넣을 것인가 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이 커뮤니티 그리고 이 사회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국가 폭력과 가부장적 시대를 살아낸 여성들은 4 3의 무고한 희생자이자 인권 회복의 당사자이자, 가족의 생존과 마을 공동체 복원을 위해 분투했던 4 3의 또 다른 역사로 기억돼야 합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 뉴스제보 : 070 8145 7766 / 064 741 7766 ▶ 카카오톡 : KCTV뉴스7 #제주시_서귀포시 #뉴스 #kctv제주 #4 3 #희생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