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통신원 in 독일] '대마초 합법화' 첫 발 내딛은 독일.. 시민들의 생각은? / OBS 오늘의 월드뉴스

[월드통신원 in 독일] '대마초 합법화' 첫 발 내딛은 독일.. 시민들의 생각은? / OBS 오늘의 월드뉴스

【앵커】 독일 정부의 공약 중 하나는 대마초 합법화였는데요, 지난주부터 치료 목적이 아닌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독일 시민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현지 통신원과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유영민 통신원!!! 【통신원】 네, 독일 쾰른입니다. 【앵커】 독일 정부가 대마초 합법화의 첫발을 내딛었다고요? 【통신원】 네, 독일 정부는 지난 16일 대마초를 부분 합법화하는 법안을 의결했습니다. 18세 이상 성인은 1인당 대마초 25g까지 보유할 수 있고 대마초용 대마 3그루를 재배할 수 있는 등의 내용인데요, 다만 어린이집이나 학교 반경 200m 내에서는 흡연하거나 판매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음지에 숨어 있던 대마 관련 이슈를 양지로 끌어내, 암시장과 마약 범죄를 억제하고 대마초 사용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건데요, 사실 독일에서 대마초는, 소지와 사용 모두 불법으로 규정한 것에 비해 꽤 많이 퍼져 있습니다. 18세에서 64세 사이 성인 중 8.8%가 지난 12개월 동안 대마를 복용했고, 18세에서 25세 사이 성인 중 거의 절반이 대마를 경험한 적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제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상급생 상당수가 대마초를 하고 있다고 하고요, 저녁이면 라인 강변에서 삼삼오오 대마를 즐기는 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통념처럼 이들을 약물중독자나 사회 부적응자로 생각하면 현실과는 좀 맞지 않는 생각입니다. 대부분 평범한 젊은이들로, 대마는 그저 자극이 강한 환각 담배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제 주변도 대마초 합법화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거나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미 음지에서 퍼질 대로 퍼졌고 경찰이 제대로 단속하는 것도 아닌 만큼, 차라리 합법화해서 세수도 늘리고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앵커】 하지만 대마가 마약류의 일종인 만큼 반대하거나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통신원】 네, 방금 대부분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러면서도 자녀들이 대마에 깊이 빠지게 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마약류 물질에 더 쉽게 노출되고 접근성도 높아지는 셈이니까요. 대마가 더 강한 마약으로 가는 관문 구실을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고, 또 지금 인력으로는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웃나라 네덜란드의 경우 1970년대부터 대마초를 포함한 일부 마약을 허용하는 정책을 채택했는데, 대마 관련 범죄의 감소와 세수 증가, 사용자 안전성 확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합법화 이후에도 여전히 암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요, 소아와 청소년의 대마 접근성이 더 다양하고 쉬워졌으며, 최근에는 과다 사용자가 증가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연구도 발표됐습니다. 유럽연합과의 충돌 문제도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1961년 단일협약에 따라 모든 마약의 소지와 판매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독일의 대마 합법화는 이 협약에 위반될 수 있습니다. 【앵커】 독일 정부는 이미 대마초 합법화의 닻을 올렸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말씀해 주신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방침인가요? 【통신원】 네, 정부는 미국이나 네덜란드 등 이미 대마초를 합법화한 나라들과는 다른, 독일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대마의 재배와 유통을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미국의 경우 주별로 법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개인적인 재배와 유통이 가능합니다. 또 소비와 판매에 대한 제한이 적은 편이죠. 독일은 판매량과 허용량을 제한하고 판매는 약국이나 전문점에서만 허용할 방침입니다. 또 공공장소에서는 흡연을 금지하고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과는 협상을 통해 풀어갈 계획인데요, 사실 이미 네덜란드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대마 관련 법을 시행하고 있고, 프랑스와 스위스, 룩셈부르크 같은 나라처럼 대마 합법화를 고려하는 국가도 많아, 유럽에서 대마 합법화는 대세가 됐다고 봐야 할 겁니다. 하지만 보편적이라고 해서 옳은 것은 아니고, 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도 아니겠죠. 따라서 유럽연합의 법률과 조화를 이루고, 대마 사용에 따른 사회적 문제와 우려를 없애기 위해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독일 쾰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OBS 뉴스 채널 구독하기 https://youtube.com/@obs3660?sub_conf... ▶ OBS 뉴스 기사 더보기 PC : http://www.obsnews.co.kr 모바일 : http://m.obs.co.kr ▶ OBS 뉴스 제보하기 이메일 : [email protected] 전화 : 032-670-5555 #독일 #대마초 #합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