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블루길·브라운송어까지…외래종에 잠식된 소양강 / KBS 2023.11.27.
[앵커] KBS는 소양강댐 건설 50주년을 맞아 소양강을 중심으로 한 내수면 생태계와 환경 정책의 방향을 짚어보는 연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KBS 취재진이 10달에 걸쳐 추적한 소양강의 외래종 잠식 실태를 공개합니다. 고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소양강 최상류의 계곡. 하얗게 부서지는 물거품 위로 열목어가 힘차게 도약합니다. 한반도에서만 볼 수 있는 '가는 돌고기' 가 무리지어 노닐고, 은백색 줄무늬가 반짝이는 참갈겨니도 보입니다. 하지만 100여km 아래, 하류 상황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름도 낯선 '브라운송어'가 살기 시작하면서 손맛을 보려는 낚시꾼들의 성지가 됐습니다. 브라운송어는 세계 100대 침입 외래종으로, 몸 길이가 1m까지 자랍니다. 이제 소양강은 배스와 블루길, 브라운송어까지 3대 생태교란어종이 모두 발견되는 대한민국 유일한 하천이 됐습니다. [김수환/국립생태원 선임연구원 : "만약에 (인위적으로) 옮겨지게 되면, 얘들이 거기서도 적응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이제 어떻게 얘들이 확산이 될지를 저희가 가늠할 수가 없어요."] 취재진은 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와 10달에 걸쳐 브라운송어의 서식 실태를 추적했습니다. 기존에 서식지로 알려진 소양강댐 하류에서 9km 떨어진 춘천댐 아래에서까지 그물에 잡힙니다. 국립생태원이 추정한 서식 범위보다 2배나 넓은 수준입니다. [최재석/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장 : "소양강에서 나온 개체들이 세력권을 확장을 하면서, 여기 그 춘천댐 밑에까지 퍼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거고..."] 브라운송어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취재진은 강물을 떠다 여기에서 나온 물고기의 DNA를 분석해 봤습니다. 무려 7종의 외래종 DNA가 검출됩니다. 강의 생태적 건강성을 보여주는 종 다양성도 현저히 떨어지는 걸로 분석됐습니다. [허정수/유전자분석업체 팀장 : "일반적으로 저희가 경험적으로 봤던 어떤 종 조성의 수가 한 120여 종이었는데 이번 시료들에서는 평균적으로 한 50종의 어종이 검출..."] 특히, 이번 취재 과정에서는 브라운송어가 소양강을 벗어나 다른 수계에 서식할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