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좀비가 X밥인 세계관, 신파를 극복한 자의 영화 반도 리뷰

[스포] 좀비가 X밥인 세계관, 신파를 극복한 자의 영화 반도 리뷰

부산행으로부터 4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반도'는 예고편이 공개되고 정말 1도 기대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기차라는 좁은 공간이 주는 긴장감은 사라졌고 총이 등장하면서 K 좀비의 특징까지 사라졌습니다. 차라리 '살아있다'가 더 흥미로워 보였고, 의외로 '살아있다'가 큰일을 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요, 음... '살아있다'를 보고 '반도'를 보니까 '반도'가 선녀였네요. '살아있다'가 똥으로 된장찌개를 끓였다면, '반도'는 적어도 된장으로 된장찌개를 끓였습니다. 그런데 그 맛은... 그냥 밋밋합니다. 신파도 넣고, 액션도 넣고, 카 체이싱도 넣었는데, 육수라고 할 수 있는 세계관이 고인물이라는 게 크게 아쉬울 따름이죠. 신파에 대한 비판을 많이들 하시던데요. 저도 시작부터 나오는 신파가 좀 짜증 나긴 했습니다. 캐릭터와 친해지기도 전에 훅 들어오는 신파라서 당황스럽기까지 한데요. 하지만, 조카가 죽어가고 누나도 따라 죽겠다고 하는데, 감정 없이 현실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납득하기 힘듭니다. '정석'이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개인적으론 조카에게 헤드샷을 날리고 누나를 끌고 나오는 선택을 하길 바랬지만... 꼭 필요한 장면이긴 했습니다. 다만, 더 담백하게 연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다리에 총을 맞은 '민정'이 짐이 되기 싫어 탈출할 시간을 버는 식으로 희생하고,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딸 같은 경우도 인간적으로 공감 가는 부분은 있습니다. 필요한 장면이었죠. 하지만, 담백하지 못했다는 것이 역시 아쉬울 뿐이죠. 그런데, 신파보다 더 큰 문제는 세계관에 있습니다. '반도'의 좀비는 소리와 빛에 민감한 설정입니다. 밤이 되면 장님이 되죠. '반도'에서도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서 어린 여자 아이 둘이서 자동차와 RC카를 가지고 수십마리? 음... 수십 명의 좀비를 처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631부대도 소리와 빛을 이용해서 좀비를 오락거리로 가지고 놀죠. 한마디로 '좀비 is 잿밥'이라는 건데요, 무장한 군인이 있다면 밤마다 나가서 소리랑 조명을 이용해서 쓸어버리면 됩니다. 나갈 필요도 없이, 스피커와 조명을 설치한 폭탄을 하늘에서 여기저기 떨어트리면 몇 달이면 좀비 사태는 종료됩니다. 반도야 뭐 국가 시스템이 무너지고 무기가 없어서 그렇다 치고 주변국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고, 군대도 있는데 그냥 놔둔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당장, 일본 놈들부터 군침을 흘릴 것이고, 미국, 중국, 어느 나라할 거 없이 반도를 놓고 3차 대전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북한, 가장 근접한 북한이 좁밥 좀비 좀 있다고 그냥 놔둔다는 게... 참... 좀비 사태 초기, 그것도 기차라는 좁은 공간에서 인물들을 위해 넣은 설정이 완전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전 세계가 다 같이 망했다면 말이 되지만, 우리의 '정석'과 '61번'이 돈 때문에 반도에 들어가는 억지를 부리느라 세계관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정석'과 '61번'이 반도로 들어가게 되는 원동력도 약합니다. 반도 출신 난민에 대한 혐오를 묘사하긴 하지만 설득력이 없죠. 드라마 '설국열차'를 보면 어머니가 드실 진통제를 얻으려고, 치료제도 꿈도 못 꿉니다 아무튼, 진통제 좀 얻으려고 남자에게 몸을 파는 효자가 나옵니다. 더 끔찍한 건 이런 일이 일상처럼 그려진다는 것인데요. 뭐... 이 정도는 돼야 사는 게 지옥처럼 느껴지고 반도로 들어가는 설득력이 생기죠. 대충 뭐 반도 출신이라고, 손가락질 좀 당했다고 사우디에 돈 벌러 가는 것도 아니고... 참... 좀도둑들이 '반도'를 들락날락하는데도 다른 나라에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4계절이 있는 만큼 폭염과 한파를 겪으며 좀비는 동태처럼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망가지거나 전멸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싱싱하다니. 그래도 '반도'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바로 평범하고 밋밋하다는 것인데요 아무 생각 없이 보면 그냥 술술 봐지는 그런 영화죠. 총격전이 막 훌륭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형편없지도 않습니다. 어디서 본듯한? 평범한 수준이고 카 체이싱은 볼만합니다. 매드 맥스 느낌도 살짝 나고... 이 매드 맥스 아니고 더 옛날 거... 저예산 매드 맥스 정도로 합의 보도록 하죠. 폐허가 된 반도의 모습도 스케일 크게 잘 표현했습니다. CG의 퀄리티는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예고편에 다 나오니까 예고편을 보시면 될 것 같고 인상적인 좀비 장면은 딱 두 개나 있습니다. 좀비 영환데... 이건 예고편에서 이미 다 써먹어버려서 딱히 감흥은 없네요. 아무튼 대중성에 아주 치중하는 연출과 전개, 캐릭터의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관객층이 대충 10세 아니... 8세 7세까지 내려가도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연상호' 감독은 좀비 영화를 아이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반도'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이렇다 할 경쟁작도 없고, 해외 판권 판매로 제작비는 거의 충당했고, 앞서 이야기한 대중성이 마법을 부릴 것 같습니다. 이게 한국 영화계에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연상호' 감독이 또 영화를 만들지도 모르겠네요. ▬▬▬▬▬사용하시려면 아래의 출처를 남겨주셔야 합니다▬▬▬▬▬▬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Track : Special collection -    • [브금대통령] (뷰티/패션/Vlog) Special collect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