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자  -  여로, 아씨, 꽃 한송이

이미자 - 여로, 아씨, 꽃 한송이

여로 그 옛날 옥색 댕기 바람에 나부낄 때 봄 나비 나래 위에 꿈 실어 보았는데 나르는 낙엽 따라 어디론가 가 버렸네 무심한 강물 위에 잔주름 여울지고 아쉬움에 돌아보는 여자의 길 언젠가 오랜 옛날 볼우물 예뻤을 때 뛰는 가슴 사랑으로 부푼 적도 있었는데 흐르는 세월 따라 어디론가 사라졌네 무심한 강바람에 흰머리 나부끼고 아쉬움에 돌아보는 여자의 길 옛날의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 탄 임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든가 저기든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옛날의 이 길은 새색시 적에 서방님 따라서 나들이 가던 길 어디선가 저만치서 뻐꾹새 구슬피 울어대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그 누가 꺾었나 한 송이 외로운 꽃 시들은 꽃 송이가 황혼빛에 애닲구나 마음대로 꺾었으면 버리지는 말아야지 시들어 흐느낄 줄 왜 몰랐을까 차거운 하늘 및에서 그 누가 버렸나 가엾은 꽃 한 송이 길 잃은 꽃 송이가 애처럽게 울고 있네 부질없이 꺾었으면 버리지는 말아야지 시들어 흐늘 낄 줄 왜 몰랐을까 싸늘한 하늘 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