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대축일 복음 특강] 성가정의 핵심은 각자의 확고한 사명 인식에 달렸다 I 전삼용 요셉 신부(수원교구) 2024.12.29 천주교/가톨릭/신부님강의
#전삼용요셉신부 #가톨릭스튜디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대축일 – 성가정의 핵심은 각자의 확고한 사명 인식에 달렸다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성가정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성인식이 있던 때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 모습만 보면 일치하는 가족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부모 말을 안 듣고 성전에 남아있었고 성모님과 요셉은 아들이 자신들과 함께하지 않는 것을 너무 늦게서야 발견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거룩한 가정이라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로 각자 다른 확고한 사명의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떠올려 봅시다 이 영화는 일상에 갇히고 권태에 빠진 부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하지만 부부가 공동의 사명을 발견하고 함께 외부의 어려움에 맞서기 시작하면서 소원했던 관계가 회복됩니다 이는 가족이 각자의 욕망을 넘어선 공동의 목표를 발견할 때 비로소 살아난다는 진리를 반영합니다 공공의 적이 생기면 싸우다가도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인 가족의 공통된 목적이 무엇일까요? 영혼 구원에 있습니다 모두가 천당 가는 게 목적입니다 그러나 그런 목적 가운데서도 가족이 서로 분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각자가 가진 ‘욕망’ 때문입니다 영화 ‘17 어게인’은 가정이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묵상해보게 합니다 고등학교 때 유망한 농구선수였던 남자는 여자 친구의 임신으로 꿈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당장 결혼하고 아이를 키워야 해서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중년이 되고 회사에서는 능력이 없어 명퇴하고 아내는 이혼하자고 합니다 자녀들도 무능한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깨어보니 다시 17살이 되어있는 것입니다 그는 다시 운동 잘하고 인기 있는 학생이 됩니다 주인공은 학교에서 자기 딸과 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봅니다 각자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녀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자신이 얼마나 소홀했었는지도 알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꿈을 포기한 것에 대한 탓을 가족에게 하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다시 농구로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아내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의 상황에서 그는 주저 없이 아내를 다시 택합니다 결혼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다른 욕망이 사라지고 감사한 마음이 생깁니다 그렇게 가정은 다시 정상화됩니다 우리를 하나로 이어주는 것은 ‘사명’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하는 사명을, 성모님은 이 사건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묵상해야 하는 사명을, 요셉 성인은 하느님의 뜻에 침묵하고 순응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각자 다른 사명이지만, 같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사명이기에 가족은 하나가 됩니다 예수님은 다시 부모에게 순종하고 성모님은 “아버지와 내가 너를 얼마나 찾았는지 아니?”라며 남편을 앞에 둡니다 요셉 성인인 이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이러한 각자의 사명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기도’라고 합니다 기도는 나의 청을 알리는 시간만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받아들이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각자에게 주어지는 사명이 가족을 하나로 묶어줍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아버지, 어머니, 자녀들을 생각해보십시오 절대 하나인 가족이 될 수 없습니다 서로에게 불만만 쌓여갈 것입니다 존과 아일린 크롤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엑스트라오디너리 메져’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세 자녀 중 두 자녀가 폼페병이라는 불치병에 걸려 10대 초반을 넘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존은 절망으로 일에만 전념합니다 아일린은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남편이 싫습니다 둘은 한참을 싸웁니다 그러다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당장 해야 할 일을 깨닫습니다 어떻게라도 해 보자는 것입니다 남편은 직장을 그만두고 치료제를 찾겠다고 합니다 아내는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그렇게라도 해보라고 합니다 존은 치료제를 개발하던 사람을 만나 결국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게 됩니다 두 자녀가 완벽히 치료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성공했고 이 치료제는 덕분에 전 세계의 모든 폼페병 환자들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부부의 같은 사명이 있고 각자의 다른 사명이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 때만 가정에 화목이 있습니다 함께 오래 바라보기만 한다고 사랑이 커지는 게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명에 각자의 방식대로 깨닫고 참여할 때 그 가정은 그 뜻 안에서 성가정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