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N 뉴스]도시와나무-나무 옮겨심기를 넘어서자

[KNN 뉴스]도시와나무-나무 옮겨심기를 넘어서자

앵커: 요즘 키 큰 나무들이 트럭이나 배로, 심지어 헬기로 운반되는 일이 잦습니다. 이는 도심지에서 여전히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뉴스기획 도시와 나무! 오늘은 나무 옮겨 심기의 문제점과 사회적 의미를 들춰봤습니다. 진재운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로 건설 때문에 5백년 동안 뿌리 내렸던 부산 가덕도를 떠난 거대한 팽나무가 바지선에 실려 옵니다. 또 다시 트레일러에 옮겨지더니, 낯선 땅인 부산 센텀시티에 심겨집니다. 이렇게 도착한 두 그루의 팽나무! 그리고 3년 뒤! 뿌리를 잘 내려 올해 처음으로 열매를 땄습니다. 그리고 이 열매는 처음 있던 가덕도 율리마을로 가져가 다시 심겨졌습니다. 벌목의 위험에서 살려 낸 대표적 사례로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목들을 옮겨심어 살리는 것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백년 넘게 뿌리 내렸던 곳이 개발지역으로 변하면서 거대한 녹나무가 크레인에 들려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예전의 풍성한 가지는 대부분 잘려 나갔습니다. 그래도 도심을 통과하면서 2.7km를 가는데 2시간이 걸렸습니다. 부산시민공원에 옮겨 심어진 녹나무, 폭염을 이기기 위해 전용 스프링쿨러가 설치됐고 영양제 가격만 5백만원 이상 들어갔습니다. 고목일 수록 옮겨 심기가 힘들다는 예기입니다. 하지만 이 나무의 생존 여부는 아직 누구도 장담할 수없습니다. {조재우/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살아있다는 보장은?)할 수없습니다. 모릅니다. 한 3년 지나봐야 압니다. 뿌리 활착여부를 3년 지나야 판단합니다."} 이처럼 고목들을 옮겨심는 장면은 어렵지 않게 목격됩니다. 도심 곳곳에서 각종 개발사업이 반복되면서 고목들을 귀찮은 처리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예기입니다. {이준경/환경단체 '생명그물' 실장"나무 한그루 주변으로 마을이 생성되고 도시의 환경계획의 중심이 되야하는데 그 과정은 아직 예전의 난개발 프로세스로 유지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고목 이식작업은 대부분 속도전으로 진행되면서 이식과 생존을 위한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지 못합니다. {조재우/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뿌리 안쪽에 잔뿌리가 난 다음에 옮겨야 됩니다.(시간이 오래 걸립니까?)오래 걸리죠. 몇년 공들여 하는거죠."} {이동흡 /부산시 그린지원단장"도로개설 등 급하게 공사할 경우 수목보호조치 시간 확보가 어려워 생존율은 떨어지게 됩니다."}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부산의 한 정수장입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부채모양의 반송은 보기에도 수령이 오래된 것을 알수 있습니다. 이 소나무는 수령이 백년 가량됐는데 곧 부산시민공원으로 옮겨질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이번에는 헬기가 동원됩니다. {백무현 /부산시민공원 조경담당"두 본은 산림청 헬기 지원받아서 이송하고 3본은 육상으로(옮길 계획입니다."} 이같은 나무 이식작업은 여전히 부산의 도시계획과 개발사업이 천편일률적으로, 또 사업편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숲과 나무, 주변환경을 존중하는 친환경 설계의 개념이 여전히 도입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장대수/조경기술사"(나무가)잘살고 있는데서 일부러 옮길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인공적인 요소가 들어와도 그 것들을 나무 환경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강동진 /부산 경성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나무를 중심으로 한 도시설계는)상식이죠. 외국에서는... 후진국이나 하는 일을 우리가 하는 거죠."} 뿌리를 내리고 한 자리에서 수십년 수백년을 살고 있는 나무들! 이 나무들이 뿌리 채 강제로 뽑혀 옮겨지는 사회에서, 이제는 인간과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받는 설계와 건축, 도시계획으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nn 진재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