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제23회 월하문화재단 정기연주회  2부 죽지사, 월정명, 지름시조 해설 김영운

03 제23회 월하문화재단 정기연주회 2부 죽지사, 월정명, 지름시조 해설 김영운

제23회 월하문화재단 정기연주회 王家의 노래 두 번째 이야기 “정대업” 일시: 2011 11 2(수) 오후 7시 30분 장소: 국립국악원 주최: 재단법인 월하문화재단 주관: 한국正歌 ․ 樂연구원 후원: 서울특별시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재)서울문화재단, 신나라Synnara 문의02-764-1778/전석무료초대 (해 설) 무공(武功)을 칭송한 꿋꿋하고 장쾌한 종묘제례악 정대업(定大業) 조선시대 왕가의 사당이 종묘(宗廟)이며, 이곳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을 종묘제례악이라 하며, 여기에는 의식무용인 일무(佾舞)가 포함된다 현재 전승되는 종묘제례악은 크게 보태평(保太平)과 정대업(定大業)으로 나뉜다 이 음악이 종묘제례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세조 10년이지만, 처음 만들어진 것은 세종 때 이다 세종대왕은 조선을 건국한 할아버지 태조와 국가를 반석에 올려놓은 아버지 태종을 비롯하여 태조의 조상인 목조·익조·도조·환조 등 왕가 조상들의 업적을 찬양하는 음악을 여러 곡 만들었다 이 때 창제된 음악의 악보는 「세종실록」 권136~147에 실려 전한다 이 중 권136, 137은 아악(雅樂)의 악보이며, 나머지가 당시에 창제된 ‘신악(新樂)'이다 권138부터 실려 있는 ‘새로운 음악[新樂]’ 중 맨 앞에 실린 곡이 정대업(定大業) 15곡과 보태평(保太平) 11곡이며, 이어서 발상(發祥), 봉래의(鳳來儀) 등의 악보가 실려 있다 “건국 초기에 지어진 수보록, 몽금척, 근천정, 수명명 등의 악곡은 각각 한 가지 사실만을 위주로 하고 있어서, 역대 왕가 조상들의 큰 공덕과 조선 왕조 건국의 어려움을 표현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세종대왕이 당시의 고취악과 향악을 바탕으로 지은 ‘새로운 음악’의 대표적인 악곡이 정대업과 보태평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정대업은 계면조(界面調)이고, 보태평은 평조(平調)이다 조선전기 우리음악을 대표하는 두 악조(樂調)가 계면조와 평조인데, 계면조는 la를 주음으로 삼는 5음 음계이며, 평조는 sol이 주음인 5음 음계이다 이 두 악조는 현재 경기도지방 향토음악의 특성을 대표하는 반경토리·진경토리와 음계 구조가 같다 따라서 정대업과 보태평의 악조는 고려 말과 조선 전기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던 개성과 한양 두 도시를 포함하고 있는 한반도 중부지방 향토음악의 특성을 대표하는 악조이다 그렇게 본다면 세종대왕은 고려 500여년의 도읍이었던 개성을 비롯한 경기도북부와 새로 건국된 나라의 수도로서 희망찬 미래의 중심지가 될 한양지방의 보편적인 음악적 특성을 바탕으로 정대업과 보태평을 지은 셈이다 현행 종묘제례에서 첫 잔을 올리는 초헌례까지는 보태평을 연주하고, 둘째 잔을 올리는 아헌례부터 정대업을 연주하기 때문에 종묘제례악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보태평을 먼저 생각하게 되지만,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세종실록」의 수록 순서로 보면 정대업이 우선하고 있다 이는 조선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李成桂)의 고조부인 목조(穆祖) 이안사(李安社), 증조부인 익조(翼祖) 이행리(李行里), 조부인 도조(度祖) 이춘(李椿), 부친인 환조(桓祖) 이자춘(李子春) 등이 모두 고려시대의 무장(武將)들이었음과 무관하지 않다 흔히 정대업은 역대 조종의 무공(武功)을, 보태평은 문덕(文德)을 찬양하는 내용이라 하는바, 이들 악곡을 「실록」에 수록하는 과정에서 정대업이 앞에 실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 점이었을 것이다 처음 창제될 당시 정대업은 모두 15곡이었으나, 세조 9년, 노랫말을 새로 고쳐 짓고, 악곡의 규모를 축소하여 11곡으로 개편한 다음, 이듬해 종묘제례에서부터 제례악으로 채택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연주되는 정대업 11곡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무(昭武) : 역대 조종의 무공(武功)을 찬양 독경(篤慶) : 태조의 고조부인 목조(穆祖)의 무공(武功)을 찬양 탁정(濯征) : 태조의 부친인 환조(桓祖)의 무공을 찬양 선위(宣威) : 태조의 무공과 위업을 찬양 신정(神定) : 태조의 무공을 찬양 분웅(奮雄) : 태조의 무공을 찬양 순응(順應) : 태조의 위화도 회군을 찬양 총수(寵綏) : 태조의 무공을 찬양 정세(靖世) : 태종이 정몽주(鄭夢周)를 제거한 업적을 찬양 혁정(赫整) : 태종이 왜구를 무찌른 일을 찬양 영관(永觀) : 역대 조종의 무공을 찬양 위에서 보듯이 정대업 11곡은 모두 역대 조종의 무공을 칭송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정대업은 헌가(軒架)에서 도맡아 연주하며, 악대의 편성에도 군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던 악기가 포함되어 있다 즉 첫 곡인 소무, 제6곡인 분웅, 마지막 곡인 영관의 세 곡에는 음량이 커서 야외용 악기로 쓰이는 태평소가 편성되고, 아헌례에서 정대업을 시작할 때는 진고를 열 번 치며, 종헌례에서 정대업을 마칠 때는 징[大金]을 열 번 친다 북과 징은 옛 군대에서 전투의 개시와 종료를 알리던 신호용 악기였다 종묘제례악에는 기악과 춤이 포함되지만, 이 음악의 내용을 표현하는 주된 기능은 한문 정형시를 노래하는 악장(樂章)에 있다 종·경을 비롯하여 여러 관·현·타악기로 이루어진 헌가의 연주는 악장을 반주하는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악장의 발성법은 가곡과 비슷하지만, 가곡이 소규모 악대의 반주에 의한 실내음악인데 비하여, 악장은 열린 공간에서 대규모 악대와 함께 연주하는 국가 최고 의식의 의례용 음악인 점에서 차이가 있다 품격 있는 창법과 독특한 시김새를 구사하면서 비교적 부드럽고 평담한 느낌으로 ‘문덕’을 노래하는 보태평에 비하여 정대업은 ‘무공’을 노래하는 음악이므로, 꿋꿋하고 장쾌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조선 왕조가 문을 닫은 20세기 전반기, 국권을 잃었던 시기에도 중단되지 않고 이 음악의 전통을 이어온 선학들의 노력과 그 전통을 올곧게 이어가고 있는 가인(歌人)들이 있기에 오늘날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이 우리의 자부심으로 남아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2011년 11월 2일 한양대학교 국악과 교수 김 영 운 (인사말) 오늘날 전하는 종묘악(宗廟樂)은 조선조 전기(前期)를 지나는 동안 부분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보태평 11곡, 정대업 11곡 그리고 전폐희문, 진찬 등 모두 24곡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은 악장(樂章)을 비롯하여 악기들의 합주뿐 아니라 일무(佾舞)까지 편성되는 그야말로 악(樂) · 가(歌) · 무(舞) 일체를 포함하는 종합예술입니다 어느 음악에 비해 악곡구성이 다양하고 장중하지만 특히 악장의 경우는 선율선이 매우 화려하고 창법이 웅대화평하여 과히 궁중음악의 백미(白眉)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에서 부르는 성악곡과는 달리 수백 년간 구중궁궐(九重宮闕) 을 벗어나지 않고 오로지 종묘(宗廟)를 지켜온 음악이라는 점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종묘제례악은 세종조의 음악으로 회례악(會禮樂)에 사용되다가 세조 때에는 제례악(祭禮樂)으로 쓰여지므로서 위엄과 근엄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술적 성악곡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스럼없이 내놓고 싶어도 엄숙함과 격식 때문에 언뜻 다가서기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토록 멋지고 웅대하고 격조 있는 종묘악이 높은 성곽을 쌓은 채 격리되어 있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생각해보면 이토록 높은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 넘은 것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책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9년에는 보태평의 악장만을 가지고 발표한바 있습니다 이번에 연주될 정대업 역시 독창과 중창, 그리고 합창 등의 연주형태로 예술적 가치를 살려 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정대업의 악장은 1971년에 발간된 죽헌(竹軒) 김기수(金璂洙, 1917~1986)선생의 『보태평 ․ 정대업의 악장과 일무보』에 따른 것임을 밝혀 둡니다 그 동안 정가(正歌)에 국한되던 연주형태를 벗어나 악장(樂章)을 우리 곁에 아우르는 새로운 공연이 될 것입니다 종묘제례악, 왕가(王家)의 노래인 악장의 재구성이 궁중성악곡에 관심을 가진 가인(歌人)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새로운 음악적 경험이 되어 우리 정음악(正音樂)의 범위를 넓혀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여러분들의 깊은 관심과 정가에 대한 사랑으로 감싸주시기를 바랍니다 2011년 11월 2일 (재) 월 하 문 화 재 단 이 사 장 김 경 배 (프로그램) 1부 _ 종묘제례악(정대업) 1 소무 昭武 2 독경 篤慶 3 탁정 濯征 4 선위 宣威 5 신정 神定 6 분웅 奮雄 7 순응 順應 8 총수 寵綏 9 정세 靖世 10 혁정 赫整 11 영관 永觀 -휴식- 2부_정가(가곡·가사·시조) 1 가사 죽지사 박문규 2 우조시조 “월정명 ” 이승윤 3 지름시조 “바람도 쉬여를 넘고 ” 황숙경 4 남녀창가곡 계면조 태평가 김경배, 김영기 -반주 : 가야금 김인제, 거문고 유영주, 대 금 노붕래, 피 리 이 영, 해 금 윤문숙, 장 구 김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