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달, 한적하다

흰달, 한적하다

흰달, 한적하다-김지숙 바람에 구부러진 강 칠백리 내려온 한겨울 추위를 나루에 팽개친다 흰 달이 텅 빈 속을 달래는 동안 총총총 떠밀려 내려온 시간이 어느 새 한적한 바닥을 드러낸다 침묵하는 자리마다 물결에 섞인 어둠은 가랑잎 한 장 떨어지는 곡선처럼 낯선 등에 단단히 묶어둔 불을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