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6. 우카타 아사나](https://krtube.net/image/LoVfyRpaNk4.webp)
[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6. 우카타 아사나
우카타 아사나는 가상의 의자에 앉듯이 하는 자세라고 하여 의자 자세라고 한다. 우카타는 범어로 강력한, 어려운, 격렬한이라는 뜻이다. 두 발을 모으거나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서 양팔을 머리 위로 쭉 뻗어 합장한 채, 넓적다리가 바닥과 수평이 될 정도로 무릎을 구부려 몸통을 내린 자세를 유지한다. 앞쪽으로 구부리지 말고 가능하면 가슴을 최대한 뒤로 젖힌다. 이런 버티기 자세는 등척성 운동이라 하여 주로 근지구력 향상에 좋다. 어깨의 경직을 풀어주고 횡격막을 위로 들어올려 심장 기능을 강화한다. 발목, 종아리, 넓적다리 근력을 길러주고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생활로 엉덩이 근육이 점점 사라지는 현대인들의 예쁜 뒤태를 위해서도 좋은 자세이다. 의자하면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이지'로 시작되는 김용만의 노래 '회전의자'(1965)를 먼저 흥얼거거리게 된다. 사람이 머무는 거의 모든 공간에는 의자가 준비되어 있다. 인류가 직립 보행을 하면서 다리의 부담감이 커졌고 그래서 의자가 필요해졌을 것이다. 의자는 다리를 쉬게 하는 공간이다. 의자는 앉는 자세로 신체의 부담을 풀어 주어 남는 에너지로 두뇌와 손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이다. 그러나 의자는 원래 지배 계급의 권위와 사회적 지위를 표시하는 공적인 것으로서 고대 이집트 옛 왕조시대 왕좌에서 시작해 왕후 귀족들에 의해 독점적으로 사용되어왔다. 의자는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에 부응하여 형식이나 장식, 높이 등이 달랐고, 그에 더해 시대, 나라와 생활에 따라서도 다종다양한 형태가 나타났다. 동양에서는 헬레니즘 시대에 그리스 문화를 통하여 인도 북부에 의자 생활이 정착되었다. 한국 의자의 역사는 1876년 개항과 함께 새로운 문물의 유입이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서구화가 이루어질 때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의자는 영광과 안락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행과 공포의 상징이기도 하다. 국회 청문회 자리, 취조실이 떠오른다. 좌불안석, 가시방석이란 말도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 모든 의자는 잠시 지나가는 자리가 아닐까? 그것이 인간의 숙명이기에. 의자는 앉기 편한 것, 앉아서 편한 것, 쓰기 편한 것이어야 한다. 이 조건이 갖추어질 때 비로소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에 꼭 맞는 커브면과 부드러운 쿠션을 가진 의자가 좋다고 인식하던 종래의 사고가 바뀌어 가고 있다. 건축가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의자는 어려운 물건이다. 고층 빌딩 건설이 차라리 더 쉽다. 그것이 바로 치펜데일 의자가 유명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 덕분에 더 유명해진 르코르뷔지에의 1928년 작 그랑꽁포르 LC2, 달리의 레다 체어, 아르네 야곱센의 에그체어는 물론 이브 생로랑의 드래곤스 체어가 경매에서 수백억 원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의자가 미술품이자 재테크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의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피카소와 마티스 같은 화가도 의자에 앉은 여인을 자주 묘사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고갱의 의자', '빈센트의 의자'도 의자가 중심 배경이다.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에는 천여 개의 각양각색 의자가 각각의 이름과 예쁜 그림으로 장식돼 전시된 '의자공원'이 있다. 길을 가다가 다리가 아프고 몸이 고단하여 잠시 쉬고 싶을 때 마침 그 자리에 의자가 놓여 있다면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모를 일이다. 그 곳에 잠시라도 몸을 내려놓으면 피곤이 풀리면서 다시 힘이 생긴다. 가까운 가족이나 누구에겐가 좋은 의자가 되어 주는 삶이 된다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법정스님은 '빠삐용 의자'라고 명칭을 붙인 손수 만든 의자에 앉아 '빠삐용이 절해고도에 갇힌 건 인생을 낭비한 죄였거든. 이 의자에 앉아 나도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는 거야'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우카타 아사나 자세를 취하면서 의자의 의미를 새롭게 떠올려 봄직도 하다.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