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계절 / 詩 나태주
내가 사랑하는 계절 / 詩 나태주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 더 여유 있게 잡는다면 11월에서 12월 중순까지다 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깨금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시제時祭 지내러 갔다가 막걸리 두어 잔에 취해 콧노래 함께 돌아오는 아버지의 비틀걸음이 들어 있다 어린 형제들이랑 돌담 모퉁이에 기대어 서서 아버지가 가져오는 봉송封送 꾸러미를 기다리던 해 저물녘 한 때의 굴품한 시간들이 숨쉬고 있다 아니다 황토 흙 속에는 끼니 대신으로 어머니가 무쇠솥에 찌는 고구마의 구수한 내음새 아스므레 아지랑이가 스며 있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계절은 낙엽 져 나무 밑동까지 드러나 보이는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다 그 솔직함과 청결함과 겸허를 못 견디게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사랑하는계절 #나태주 [ 나태주 시인 프로필 ] o 출생 : 1945년 3월 16일, 충남 서천군 o 나이 : 만 79세 o 데뷔 :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 등단 o 학력사항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졸업 ~1963 공주사범학교 졸업 o 경력사항 2023 12 ~충청남도의회 홍보대사 2020 ~2021 제43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2019 04 ~대전경찰청 홍보대사 2009 ~2017 06 공주문화원 원장 충남문인협회 회장 공주문인협회 회장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 o 수상내역 2020 09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시부문 2014 09 제26회 정지용문학상 2009 제41회 한국시인협회상 황조근정훈장 충청남도문화상 1979 제3회 흙의 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