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실망했던 벤투, '세련되고 전문적인' 한국 만족
한국 축구와의 동행을 선언한 파울루 벤투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섰던 지난달 23일 취임 기자회견장 벤투 감독은 1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차분하게 또 진솔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국 축구의 현재 수준이나 특별하게 지켜보고 있는 선수 등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면 정중하게 즉답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풀어 설명할 만큼 친절했다 스스로 "나와 같이 일하는 선수와 동료들과 미디어를 존중한다 모든 감독은 언론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어떤 비판을 받거나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성실히 임할 것"이라던 말처럼 성심성의껏 임했다 그랬던 벤투 감독이 딱 하나의 질문에는 날카롭게 반응했다 중국 프로축구 충칭 리판에서의 실패로 무엇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이전과는 다른 톤의 목소리를 냈다 충칭 리판은 그가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맡기 바로 전에 이끌었던 팀인데, 그는 15경기에서 5승2무8패라는 저조한 성적과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일단 그는, '실패'를 전제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 했다 벤투는 "난 중국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것은 사실이다 애초 충칭 리판이 설정한 목표는 1부 잔류였고 우리는 잔류했다 강등권으로 내려간 적도 없다"면서 "여러 가지 환경이 어려웠고 구단은 우리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결정해야 했다 여기(한국)에 와보니 중국의 환경이 얼마나 나빴던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절대 동의 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구구절절 더 많은 이야기를 하진 않았으나 벤투 감독은 주변 여건이 성공하기 너무 힘든 구조였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상대적으로 한국의 환경과 '벤투 사단'을 돕는 한국 스태프들의 지원에 120% 만족하게 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벤투호 1기 멤버들이 파주NFC에 처음 소집됐던 지난 3일, 벤투 감독은 한국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선수들 이름을 부르는 게 좀 어렵다 누가 누군지는 구분하지만, 발음이 힘들다 선수들이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웃은 뒤 "다른 것은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협회 관계자들이 잘 도와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사실 축구협회는 축구협회대로, 벤투 감독은 벤투 감독대로 요구사항이 제법 많았다고 한다 협회는 장기적인 철학 마련, 훈련 프로그램의 공유 및 전수, 국내 지도자와의 미팅, 국내 지도자의 육성 등 단순한 성적 이상의 것을 원했다 벤투 감독도 왕성하게 또 의욕적으로 일하기 위해 파주NFC에 상주 사무실을 마련해 줄 것을 비롯해 협회에 이런저런 요구사항을 내놓았고, 협회는 적극 협조하고 있다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이 당연한 지원이 벤투 감독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벤투 감독과의 협상을 진행했던 김판곤 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은 "벤투 감독이 한국에서의 생활에 상당히 흡족해 하고 있다 특히 국내 스태프들의 친절하고 세련된 지원에 특히 만족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즉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있었기에 더 강한 만족감을 주는 인상이다 김 위원장은 "중국에 있을 당시 아주 고생을 한 것 같더라 지원이나 환경, 전체적인 일처리 등이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모양"이라고 말한 뒤 "한국의 환경이나 협회 직원들의 전문적인 도움에 감독과 코치들 모두 고마워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lastuncle@news1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