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그 유골, 꼭 그래야 하나 #서범석의 米壽의 笙
“꼭 그래야 하나(Muss es sein)”라는 표현은 독일 사회에서 가끔 듣는 표현이라 별생각 없이 지나치곤 했습니다. 그런데 독일이, 그리고 세계가 숭앙하는 악성(樂聖) 베토벤이 죽음을 앞둔 6개월 전에 마지막으로 작곡한 ‘현악사중주 제16번’의 제목이 바로 “그래야만 하는가? 그래야만 한다 (Muss es sein? Es muss sein!)”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얼마 전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거(2021.11.23)한 지 1년이 지났는데, 고인의 유골 모실 자리를 찾지 못해 아직도 ‘연희동 자택’ 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움과 부끄러움이 몰려오면서, 문득 “꼭 그래야 하나?” 라는 물음이 떠올랐습니다. 고인이 되신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필자는 ‘환자와 의사’ 로서 몇 번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전 대통령 내외분께서 백담사에서 거처하며 어려웠던 시절에 시• 공간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을 필자는 각별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