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라서 행복한
두드리다보니 나온 문장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 빙글빙글 도는 일, 아무말이다 턱걸이를 하기 너무나 좋은 곳이 있다. ‘건지산’ 우리는 그곳을 ‘건짐’이라고 부른다. 건지산의 건과 Gym을 합친 ‘건짐’ 그곳에 가면 턱걸이를 한다. 턱걸이는 양손으로 봉을 잡고 다리를 지면에서 뗀 후에 상체를 위로 끌어올리는 행동인데 그러기 위해선 몸을 풀어야 한다. 사실 안 풀어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습관적으로 푼다. 몸을 풀면 자연스레 향하게 되는 곳이 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곳 철로 된 그곳에 올라가면 빙글빙글 돌아갈 수 있다. 손을 떼고 균형을 잡은 후 빙글빙글 돌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 그래서 LP를 빙글빙글 돌게 만들어 재생하는 것일까? 아무말이다. —————————————— 감사했구려 내일은 드디어 시험을 보는 날이다. 사실 오늘도 과제 대체로 해서 하나를 봤다. ‘중급영어회화’ 캐나다에서 오신 외국인 교수님과 함께하는 수업이다. 교수님은 자유로우시다. 어떤 부분에서? 시간에서도 공간에서도 자유로우시다. 때론 수업이 사라자기도 했으며, 늦춰지기도 했다. 공간은 또 어떠했는가? 강의실 뿐만 아니라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일대일로 진행되기도 했다. 숨통이 트이는 수업이었다. 빡빡하지 않은 캐나다 교수님 덕분에 감사했었구려. 교수님이 자유로우셨으니 나도 내일 시험에서 자유로운 답변을 내놓아야겠다. ————————————— 짜식 책상에 앉아 메모를 켜고 타이핑을 치고 있는 행위는 가히 흥미롭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맥미니는 당근에서 샀는데 깔끔하지만 연식이 오래된 제품이다. 그래서, 뭐가 안된다. 다양하게 안된다. 편집프로그램 안된다. 미리캔버스도 안된다. 파워포인트, 안된다. 워드도 아마 안된다. 그럼 뭐가 될까? 사파리 된다. 카톡 되고, 메모장 된다. 충분하다. 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안 그렇다. 그래도 정겹다. 짜식 —————————————— P의 행복 아무 말이나 쓰고 있는 듯 보여도 실은 다 철저한 계산 속에서 나오는 글들이다. 라고 하고 싶지만 계산 같은 거 없다. 그냥 앉아서 “아, 뭐 쓰지” 하다가 정말 아무말이나 두들긴다. 그러고는 뭐가 나오면 문장을 연결한다. 연결하면 글이 아래로 길어지고 그렇게 완성한다. 철저히 계산해서 뭔가를 할 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철저히 계산하는 것, 참 어렵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 사실 P라서 굉장히 행복하다. 인생이 다채롭다. 뜻밖의 변경을 환영하는 편이다. 미룰대로 미룬다. 그래도 별 문제 없이 살아가고 있다. 아니 어쩌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나? 무튼, P라서 행복하다. 당신도 그러한가? ———————————————— “에두아르가 남들은 다 읽은 책을 읽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 무식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생략…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이주영 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