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로드/남해] 진주냉면의 화려한 부활, 하연옥

[미식로드/남해] 진주냉면의 화려한 부활, 하연옥

[하연옥] 1994년 발간한 ‘조선의 민속전통’이란 북한과학백과사전 일부 내용이다 메밀가루로 면을 만드는 것도 평양냉면과 비슷하다 진주냉면의 특징은 육수와 고명에 있다 남해와 바싹 닿는 진주의 냉면은 마른 명태머리, 건새우, 건홍합 등의 해물을 육수에 더했다 그 위에 잘게 자른 쇠고기전을 필두로 실고추, 계란 지단과 오이 등을 고명으로 올린다 원래는 전복과 해삼까지 더해지는 음식이었으나 서민음식으로 사랑받으면서 고명도 소박해졌단다 또 벌겋게 달군 무쇠 막대를 끓는 육수에 반복해서 담가 비린 맛을 제거한 후 15일간 저온숙성 시켜 깊은 맛을 낸다 이 중에서 육전이 진주냉면만의 특징이다 달걀옷을 입혀 부친 육전의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시원한 해물육수와 어우러져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비빔냉면에서는 매운맛을 중화시켜 고소한 맛을 불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로 육전을 한 접시 주문해 같이 먹으면 진주냉면 맛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다 진주냉면의 유래는 이렇다 1800년 말, 진주목에서 나온 숙수(조리사) 한명이 옥봉동 개울가에서 만들어 팔던 것이 시초라고 한다 진주냉면은 권번가에서, 야식으로 즐겨 먹던 고급요리였다 권번가는 일제강점기 때 기생을 관장하는 조합이 권번이다 이 권번이 진주에 있었다 당시 옥봉동은 기생이 많이 살던 지역이었다 기생들은 야심한 밤에 냉면집을 찾아 냉면을 밤참으로 먹었다고 한다 19960년대 중반까지 옥봉동을 중심으로 냉면집은 성행했다 한집에 배달부만 서너 명씩 있었다고 전해질 정도다 하지만 1966년, 진주시내 중앙공설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며 냉면 가게도 모두 불타 진주냉면의 맥이 끊어졌다 그러다 199년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씨에 의해 진주냉면은 되살아났다 김 씨는 북한에서 발행한 ‘조선의 민속전통’에서 ‘냉면 중 제일로 여기는 것은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이라는 기록을 발견하고 진주냉면을 찾아 나섰다 김영복 씨는 과거 진주냉면 가게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찾아 각자 진주냉면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후 공통점을 정리해 사라진 진주냉면을 재현해 냈다 현재 이 재현한 진주냉면을 맛볼 수 있는 곳 중 한 곳이 ‘하연옥’이다 #남해 #진주냉면 #하연옥 #맛집 #냉면 #부활 #진주 #육전 #미식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