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검정고무신', 저작권 문제의 핵심은 / EBS뉴스 2023. 04. 13

추억의 '검정고무신', 저작권 문제의 핵심은 / EBS뉴스 2023. 04. 13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최근 인기 만화 '검정 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저작권 문제로 법적 분쟁을 벌이다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창작자의 삶을 위협하는 저작권 문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어떤 과제 필요할지 짚어보겠습니다 고인과 작품을 활동을 함께 한 동생 이우진 작가, 그리고 김성주 변호사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고 이우영 작가께서 생전에 저작권 소송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뭐라고 보십니까? 김성주 / 변호사 일단 이 소송이 소송을 제기한 측이 이 검정 고무신을 이용해서 사업화를 벌였던 사업자 측입니다 그리고 소송의 상대방이 이제 이 검정고무신 저작물을 직접 창작했던 여기 계신 이우진 작가님 그리고 고 이우영 작가님 등의 창작자 분들이세요 그러니까 검정 고무신 저작물을 이용해서 사업화를 하고 그것에 따라서 이윤을 추구했던 사업자 측이 검정고무신 작품의 창작자들을 상대로 검정고무신 작품의 창작 활동을 사업자 측의 허락 없이 했다는 이유로 그것을 금지하는 취지, 그리고 그것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것을 통해서 소송이 제기된 이후에 작가님들은 어쨌든 간에 이게 법적인 책임에 대한 소재와 부담감이 있으실 수밖에 없죠 그것도 억대의 손해배상을 걸어놓은 상태였으니까요 그래서 사실상 소송이 제기되는 동안에 창작 활동에 대한 손발이 사실상 묶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면에 사업자 측 같은 경우는 소송이 계속되는 와중에서도 계속해서 이 검정고무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업화를 하고 그 과정에서 창작자들의 의견을 구하거나 동의를 얻는 절차들도 없었죠 그런 부분을 고 이우영 작가님께서 보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상당한 소송에 대한 압박감, 그다음에 좌절감 그다음에 절망 이런 것들을 느끼시지 않았을까, 저희가 그렇게 감히 추측을 해 보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요약을 하면 저작자가 저작권 때문에 저작을 못한다 이런 상황 아닙니까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인데 지금 검정 고무신의 캐릭터 저작권 일부를 출판사 대표 개인이 가져간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창작자도 아닌데 이게 맞는 상황입니까? 김성주 / 변호사 저희는 맞지 않다고 보고 있죠 부당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는데 그 이유가 그렇습니다 사업자 개인이 작가님들과 함께 당시 공동 저작자로 검정 고무신 주요 9개 캐릭터에 대해서 저작권 등록을 해요 공동 저작자에서 이 저작자라는 표현은 저작권법상의 정의가 되어 있습니다 저작물을 창작한 자가 저작자입니다 다시 말해서 캐릭터의 저작자가 되려면요, 캐릭터를 직접 창작했어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이 사업자가 사업화를 벌이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검정 고무신은 너무나 유명하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었고 완결이 됐던 작품이에요 다시 말해서 캐릭터가 다 이미 작가님들에 의해서 창작이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도 마치 이 캐릭터에 대해서 직접 창작에 관여를 갖다 하거나 실제 창작 행위를 했다는 것을 전제로 그런 식으로 작가님들을 일종의 사업화를 해 보겠다고 설득해서 저작권 등록을 하죠 이렇게 되면 이제 일단은 기본적으로 허위 등록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고요 그다음에 나아가서는 창작자가 아닌 자가 창작자임을 전제로 저작권 등록을 한 것이기 때문에 창작을 실제 한 작가님들의 저작 인격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그런 행위를 했다고 저희는 보고 있는 거죠 서현아 앵커 이 작품이 상당히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지 않습니까 그만큼 작가에게는 의미가 클 수밖에 없는데 이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게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참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우진 / 작가 그 검정 고무신이라는 대단한 작품을 형 이우영 작가와 평생을 했다는 게 지금 생각하면 대단히 영광이고요 그 작품을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는 자식 같은 작품을 사업자 측의 어떤 억지된 주장으로 인해서 창작을 많이 준비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누가 될까 봐 그것을 독자들에게 소개 못 시켜주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마음 아파했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작가님께서 작고 하신 뒤에도 소송이 계속 진행이 되고 있다고요? 이우진 / 작가 사업자 측은 지금도 여전히 자기들이 합법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계속된 주장을 하고 있는 상태 입니다 그 와중에도 저한테 10여 년 전에 마감한 작품을 이미 또 책이 나온 작품을 탈고를 안 해서 책이 못 나왔다고 저를 또 개인 소송을 건 상태 까지도 지금 왔는데 제가 2심 끝에 승소한 사실도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 사건 이후에 많은 단체들이 모여서 대책위원회를 발족을 했습니다 어떤 요구를 하고 있습니까? 김성주 / 변호사 대책위가 생긴 부분은 일단 그만큼 이게 개인의 어떤 저작권 분쟁에 치부될 수가 없다는 것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상당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 대책위가 꾸려진 거고요 목표는 크게 보면 세 가지입니다 일단 하나는 당연하게도 검정 고무신의 원 저작권자들이 검정 고무신의 작품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다시 그 권리들을 확인받고 되찾아올 부분이 있다면 되찾아오는 것, 그게 이제 첫 번째 목표가 될 거고요 그래야지 이제 이런 사건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는 어떤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다음에 두 번째는 말씀드린 것처럼 다시는 이런 형태의 불공정성이 높아 보이는 그런 계약이 문화 콘텐츠 업계 안에서 체결되는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계약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그런 활동들이 주 목표 중에 하나고, 세 번째로는 이 사건이 비극적으로 발생하면서 많은 분들이 사실 검정 고무신 좋아해 주셨고 그 작가님들도 좋아해 주셨는데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이 작품을 기억하고 그다음에 고 이우영 작가님을 추모하는 그런 기회가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추모와 관련된 사업이나 활동들도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정부도 특별조사팀을 꾸린 상태입니다 사실 이미 창작자를 보호하는 법률이 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김성주 / 변호사 일단은 조사가 이루어지는 근거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라고 있어요 그 권리보장법의 불공정행위를 조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좀 아쉽거나 좀 안타까운 부분은 이제라도 이런 조사가 이루어지는 건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어쨌든 간에 이런 조사나 이런 부분들이 사실 활성화되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런 제도가 있었냐는 것을 만화 콘텐츠 업계에서 이제야 좀 아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로 사실 조사 행위에 대한 강제성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사랑 달리, 이를테면 조사에 협조를 안 한다고 해서 강제로 사람을 불러다가 하거나 압수를 할 수 있거나 그런 어떤 권한이 있는 조사는 아니기는 하거든요 물론 사실관계는 정확하게 조사를 할 수 있겠죠 그다음에 세 번째로 이게 어떤 처벌 조항은 따로 없습니다 관계법령에 따르면 조사 결과에 대해서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 등의 나름의 처분은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어쨌든 간에 어떤 처벌 조항이 없다는 부분은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법적 구속 면에서 이것을 좀 활용도가 높지는 않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좀 아쉬운 한계점들은 물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사 결과가 또 앞으로 불공정 행위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선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자체는 유의미하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런 불공정 행위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성주 / 변호사 많은 부분에서 여러 가지 대책들이 지금 나오고 있어요 그리고 특히 관계 법령들에 대한 개정, 이런 얘기들도 있는데 다 중요하고 좋은 말씀들인데 저는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다시는 이런 형태의 어떤 문제가 계약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계약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만화 예술, 문화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게 아닌가, 법이나 제도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언제나 사고가 터진 다음에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느릴 수밖에 없고요 다만 이런 형태의 어떤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모든 당사자들이 책임이 있다, 반성을 하면서 다시는 이런 부분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종의 공정한 계약이라는 무엇인가에 대한 그리고 상생할 수 있는 계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런 부분들이 녹여져 있는 계약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게 좀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직도 저작권과 불공정 계약 문제로 고통받는 작가들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가님 이들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십니까? 이우진 / 작가 굉장히 쉬운 얘기인데요 창작자들은 마음껏 창작하고 출판사와 캐릭터 대행업체는 그것을 많이 홍보하고 많이 알려서 서로 정당한 대가를 가져갈 수 있으면 그것만큼 좋은게 어딨겠어요 가장 쉬운 얘기거든요 개인의 욕심 때문에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창작자의 삶까지 위협하는 이런 불공정 관행이 이어진다면 콘텐츠 산업도 유지될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시급한 대책 마련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