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문재인 정부 첫 북한 대사급 한국 망명…남북 관계 영향은? / KBS뉴스(News)

[앵커의 눈] 문재인 정부 첫 북한 대사급 한국 망명…남북 관계 영향은? / KBS뉴스(News)

[앵커] 2년 전 이탈리아에서 돌연 자취를 감춘 북한 조성길 전 대사 대리. 그동안 제3국 어딘가로 망명했을 걸로 추정됐는데, 어제(6일) 한 언론보도로 지난해 7월 부인과 함께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오늘(7일) 여러 관련 기관이 사실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당국은 1년 넘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조 대사 대리의 미성년 딸이 부모의 잠적 직후 북으로 송환됐고, 한국행 사실이 공개되면 딸의 신변이 불안해지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대사급 외교관의 한국행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고위급의 한국행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는데요. 이번 일이 남북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효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가장 고위급 외교관 망명 사례는 태영호 전 주영 공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경우 직급에서는 1등 서기관으로 태 전 공사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사급 망명이라는 점에서 민감성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1년이 넘도록 망명 사실이 기밀로 유지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정보당국이 여전히 함구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해철 국회 정보위원장은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 7월 입국 전 수차례 한국행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망명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가운데 공무원 피살사건이 발생하고, 북한이 사과 통지문을 보내는 등 남북관계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행을 밝히고 북한 체제 비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태 전 공사 경우와 달리 이번 일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많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우리 정부가 (망명을) 의도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확인되거나 (조성길 전 대사대리가) 북한을 추가적으로 자극할 만한 언행을 하지 않는 한 북한 당국이 크게 문제 삼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태 전 공사는 아직 북한에 있는 조 대사대리의 딸이 위험하다며 관심 자제를 부탁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오늘 국감에서 한국행에 대해 외교부 역할은 충분히 했지만, 상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파장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김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