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보고, 한라산 람사르습지(1100고지)

생태계의 보고, 한라산 람사르습지(1100고지)

생태계의 보고 1100고지 람사르습지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국도, 1100도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1100도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1100m 고지에는 생태계의 보고라는 람사르습지(Ramsar wetlands)가 있다. 우리나라 람사르습지 23곳 가운데 12번째로 2009년 람사르습지에 등록된 1100고지 습지는 한라산 고원지대에 형성된 대표적인 산지 습지다. 등록면적은 126,000㎡로 16개 이상의 습지가 패치 상태(경관요소의 하나로 드문드문 분포하는 상태)로 분포하고 있다. 따라서 지표류의 상태와 규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습지로 이루어져 있다. 즉 언제나 유수가 관찰되는 습지, 유수의 흔적만 남아 있는 습지, 거의 육화되어 유수의 흔적마저 없는 습지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광범위하게 평탄면이 만들어져 담수에 유리한 지형조건을 이루고 있다. 습지에 고여 있는 물은 야생동식물의 식수원이 된다. 이 곳 습지는 제주에서만 분포하는 한라산 고유식물인 한라물부추는 물론, 멸종위기종 2급인 지리산오갈피가 지리산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다. 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매, 2급인 말똥가리,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두견, 제주도 특산종인 제주도롱뇽ㆍ한라북방밑들이메뚜기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 추운 날 먹이를 찾아 나선 청둥오리 한 쌍도 보인다. 습지 안에는 나무테크로 이루어진 자연 생태탐방로가 있어 습지를 한바퀴 돌면서 관람할 수 있어 좋다. 2019년 현재 람사르협회에 등록된 우리나라 람사르습지는 총 23곳이 있는데 제주지역은 물영아리오름 습지(2006), 물장오리오름 습지(2008), 100고지 습지(2009), 동백동산습지(2011), 숨은물뱅듸(2015) 등 5곳이 지정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습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브라질의 판타날 습지로 우리나라 면적의 2.2배 달한다. 1100고지에는 또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잠깐 쉬었다 갈 수 있는 휴게소가 있고 심성이 어질고 효성이 지극한 사람만이 볼 수 있다는 하얀사슴의 전설이 깃든 백록상,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태극기를 휘날렸던 故 고상돈 산악인의 기념비와 동상이 있다. 계절과 날씨에 관계없이 사시사철 아름다운 1100고지 람사르 습지. 제주도민들은 물론이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제주의 소중한 매력과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