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황조롱이가 에어컨 실외기에 둥지를 튼 까닭
✔중앙일보 구독하기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 뒤로 황조롱이 부부가 둥지를 틀었다 맹금류 가운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는 원래 절벽이나 절개지에 집을 찾아 알을 낳는다 그러나 대도시 밀집지역이 들어서는 등 서식 환경이 바뀌면서 육아에 적당한 절벽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황조롱이는 다른 개체의 둥지를 뺏는 습성을 가졌는데 에어컨 실외기가 새로운 둥지로 적격이다 강풍을 막아주고 다른 개체들의 눈을 피해 새끼들을 숨기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깎아 내린듯한 고층 아파트, 트여 있는 공간은 개활지와도 닮았다 도시는 고산지대보다 먹잇감도 풍부하다 황조롱이 입장에서 나름의 절벽을 찾은 셈이다 황조롱이는 봄을 시작으로 이른 여름에 걸쳐 4~6개의 알을 낳는다 포란기간은 27~29일이고, 부화한 새끼는 27~30일이 지나면 독립시킨다 #황조롱이 #둥지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