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8 [원주MBC] "농협에선 안돼요" 지역화폐 정착 막는 정부

2023. 7. 18 [원주MBC] "농협에선 안돼요" 지역화폐 정착 막는 정부

[MBC 뉴스데스크 원주] #영월군 #영월 #농협하나로마트 #하나로마트 #지역화폐 #별빛고운카드 ■ ◀ANC▶ 영월에서 이달 말부터 농협하나로마트에선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연 매출 30억이 넘는 매장에선 사용불가"라는 행정안전부 지침 때문인데요 농촌에선 농협 매장이 생필품을 구입하는 거의 유일한 곳인 경우도 많은데, 지역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이병선 기잡니다. ◀END▶ ◀VCR▶ 지난 2019년부터 영월군은 자체 지역화폐를 카드 형태로 발급한 '별빛고운카드'를 운영해 왔습니다. 이후 코로나19 때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지난해까지도 사용한 금액의 10%를 환급해주는 이른바 '페이백' 제도로 호응을 얻었습니다. ◀INT▶문복순 / 영월군 영월읍 "(한 달에) 한 2,30만원? 보통 이런 식자재 사는 데 (써요)" 영월농협과 한반도농협, 평창·영월·정선 축협 등 세 곳의 각 지점들에서 사용된 지역화폐 결제액은 올해 44억 원으로 전체 결제액 277억 원의 15.8%를 차지하는데, 이는 사업자별 결제액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s/u) 그런데 이달 말부터는 이 곳을 비롯한 농축협 직매장에서 더 이상 이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월,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살린다"며 연 매출 30억 원 이상인 사업장은 가맹점에서 빼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올해부터 지역화폐를 운영하는 평창군을 비롯해 강원도 4개 지자체가 이미 이 지침을 적용하고 있고, 춘천시를 제외한 나머지 시·군은 최소한 다음달부터는 이 지침이 적용됩니다.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INT▶이용대 / 영월군 북면 "우리 식당 잘 안 가요, 이런 데나 쓰지. (만약에 그럼 여기서 못 쓰시면 다음 달에도 똑같이 충전을 하실 계획이신가요?) 충전 안 하죠. 저희들이 이거 쓸 일이 없는데" ◀INT▶김옥현 / 영월군 산솔면 "영세민들 쓰라고 조금 도움이 된다 해가지고 이걸 쓰고 있는 거거든? 그런데 방침을 해놓고 해야지, 덮어놓고 못 쓰게 하면 어떡해" 면 지역으로 들어가면 생필품을 구입할 곳이 농협 매장밖에 없는 곳도 많고, 애초에 영농 자재도 농협에서 삽니다. 이때문에 일정액을 환급받는 지역화폐는 주민 복지에 가까운 개념이었는데, 이게 사라지는 겁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겨우 자리잡은 지역화폐 생태계가 위축되고, 주민 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cg) 강원도 관계자는, "지자체가 지역민 반발을 우려해 2월에 나온 지침을 6개월 지나서야 적용하는 부분이 있다"며, "올해까지는 지역화폐에 정부 예산이 들어가다보니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지만, 내년엔 지원금이 없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행정안전부는 별도로 구입한 지역화폐가 아닌 농업인 수당으로 지급되는 지역화폐는 연 매출 30억 원 초과 매장 즉 농협에서의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 뉴스 이병선입니다. (영상취재 노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