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0대 명(名)소 '촛대바위'. 동해안 제1의 무역항 '묵호항' 등 볼거리 가득한 강원 동해 [풍경이 있는 여행 KBS 20100723 방송]

한국의 100대 명(名)소 '촛대바위'. 동해안 제1의 무역항 '묵호항' 등 볼거리 가득한 강원 동해 [풍경이 있는 여행 KBS 20100723 방송]

[풍경이있는여행] 바람 따라 길 따라 - 강원 동해 ▶ 바람은 파도를 이끌고, 파도는 꿈과 희망을 깨운다 새벽 동해바다, 해뜨기 전 미명의 황홀함과 아직도 환한 불을 밝히고 있는 오징어잡이 배들의 아른 한 불빛이 어우러져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풍경화를 만들어 낸다 ‘한국의 100대 명(名)소’로 선정될 만큼 일품인 촛대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설레는 마음으로 해돋이를 기다리는 것도 추암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다 촛대바위를 전경(前景)으로 한 해돋이 구경을 마친 다음 북쪽으로 난 오솔길을 내려가면 고려 공민왕 10년에 세웠다는 해암정을 만날 수 있다 해암정은 능파대라고 불리는 기암괴석을 병풍처럼 두르고 서 있어 눈길을 끈다 해암정은 공민왕 10년 심동로(沈東老)가 벼슬을 버리고 향리로 내려가 생활을 할 때 건립한 것으로 후학 양성과 풍류로 여생을 보낸 곳이다 바람은 풍광을 만들어내고, 바람이 머무는 곳에 인생의 풍류가 있다 ▶ 바닷바람 앞에 내어준 불빛 - 묵호등대와 묵호항 바다를 비추는 등대는 언제나 외로워 보인다 바닷바람을 견디며 항해자들을 위해 홀로 빛을 내는 모습은 외로움을 넘어 초연해보이기까지 한다 묵호 등대도 거센 해풍을 맞으며 서 있다 밤이 되면 등대 아래로 묵호항은 불빛으로 빛난다 오징어배들이 유월의 꽃처럼 현란한 빛을 발하고,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항구는 바람과 술을 부른다 ▶ 화려했던 시절 뒤 남은 추억, 그리고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는 곳, 묵호항 한때 묵호는 동해안 제1의 무역항이었다 무연탄과 석회석의 해외수출 항구이자 어업전진기지였다 전국에서 뱃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남자들은 오징어잡이 배를 탔고 무연탄 공장에서 석탄을 날랐다 아낙들은 어시장에서 밤새 생선의 배를 갈랐다 항구는 밤낮없이 흥성거렸다 소설가 마르시아스 심은 그의 단편소설 묵호를 아는가에서 묵호를 이렇게 묘사했다 예전의 묵호는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흥청거렸다 산꼭대기까지 다닥다닥 판잣집이 이어졌고, 아랫도리를 드러낸 아이들은 오징어 다리를 물고 뛰어다녔다 쇠락해진 묵호항은 말없이 과거를 추억을 붙잡고 있다 ▶ 바람이 맞닿아 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묵호등대 오름길 묵호 어시장 맞은편으로 난 ‘등대오름길’을 따라가면 묵호등대에 닿는다 길 입구는 ‘만물 슈퍼’ 옆이다 예쁜 등대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옆에 ‘늙은 어부의 노래’라는 시가 적혀있었다 시를 지은 이는 ‘만물슈퍼 주인아저씨’ 자식들 배 곯지 않게 하려고 매일같이 거센 바다와 싸웠나 보다 그렇게 생은 지나갔고, 그 사이 아이들은 자라 어른이 되어 그의 품을 떠났고… 남은 생을 바다 가까운 곳에서 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 오름길 끝은 버스가 다니는 마지막 종착점이 있다 길은 끝났지만 다시 그 길은 되돌아가는 시작이 되고, 시작은 또 바다와 만난다 ▶ 바다를 벗 삼아 떠나는 기찻길 추암역 (간이역)에서 기차를 타고 동해를 한 눈에 품으며 떠난다 기찻길은 곧 무릉계곡과 천곡 동굴로 여행자를 안내하고, 태고의 신비와 만나게 한다 ▶ 길은 무릉계곡에 발길을 멈추게 하고, 기암괴석은 시인묵객들을 유혹한다 두타산(頭陀山)과 청옥산(靑玉山)을 배경으로 형성된 무릉계곡은 호암소로부터 시작하여 약 4km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를 말한다 넓은 바위 바닥과 바위 사이를 흘러서 모인 넓은 연못이 볼만한 무릉계곡은 수백명이 앉을만한 무릉반석을 시작으로 계곡미가 두드러지며 삼화사, 학소대, 옥류동, 선녀탕 등을 지나 쌍폭, 용추폭포에 이르기까지 숨막히게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일명 무릉도원이라 불리우는 이 곳은 고려 시대에 동안거사 이승휴가 살면서 『제왕운기』를 저술하였고, 조선 선조 때 삼척부사 김효원이 이름을 붙였다 기암괴석이 즐비하게 절경을 이루고 있어 마치 선경에 도달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조선전기 4대 명필가의 한 분인 봉래 양사언의 석각과 매월당 김시습을 비롯하여 수 많은 시인묵객들의 시가 1,500여평의 무릉반석에 새겨있다 ▶ 무릉계곡 물길을 따라, 소박한 삶을 꾸리며 사는 삼화동 이로 마을 사람들 신흥천이 마을 한가운데로 흘러내려 강돌로 쌓은 돌담이 매력적인 동해시 삼화동 이로마을 이로마을은 북쪽에 초록봉이 우뚝 솟아 있으며 이곳으로부터 남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경계로 해 천곡동 일부와 지흥동, 쇄운동과 연접해 있다 이로마을은 선사시대 유적인 고인돌이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마을 북쪽에는 작은 석탑이 있는 전통 있는 마을로 물길은 산골 사람들에게 삶이요, 희망이다 ▶ 길 아래, 길 위로 펼쳐진 태고의 신비, -천곡동굴과 야생화 도심 한가운데 있는 동굴 삼척의 환선굴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천곡동굴은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곳 촛불 샹들리에 베이컨 방패 모양 등 다양한 종유석과 석순이 존지하며 태고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굴 위 석회석 지대 특유의 야산엔 털중나리 등 갖가지 야생화들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며 신비로움을 더한다 ▶ 옛 철길은 화려했던 과거로 발길을 돌리게 하고, 그 길은 다시 바람과 만난다 묵호항은 지금도 역시 석유와 석탄을 나르는 역이다 그러나 화려했던 옛 전성기는 갔지만, 묵호는 그 자리, 그곳에서 다시 부활을 꿈꾼다 ▶ 동해의 일출과 함께 시작되는 북평장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花開場)’이 선다면, 동해시 남부에는 ‘북평장(北坪場)’이 선다 화개장이 해방 전까지 국내 5대 장의 하나였다가 최근 급속히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면, 북평장은 전북 익산장, 성남 모란장과 함께 국내 3대 장으로 자리매김되면서 오늘날까지도 영동광역권의 중심적인 위치에서 그 전통과 명성을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1796년(정조 20)년에 벌써 그 면모를 갖추어 5일장으로서 어느덧 200여년의 연륜을 자랑하게 된 북평장은, 잡곡과 농산물은 물론 묵호항과 삼척항 등지에서 잡힌 싱싱한 해산물이 팔리는 곳이다 ▶ 바람 따라, 길 따라 사람들의 발길이 다시 머무는 곳 - 망상해수욕장, 쿠르즈 여행 과거의 화려함과 영화는 갔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는다 밥벌이가 시원치 않아 속을 태울때, 인생의 무게가 버거울 때 바람 따라, 길 따라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 바로 동해다 바다가 있고, 길이 있고, 사람이 있는 이곳에서 다시 새로운 인생이 출발 준비를 서두른다 #동해 #촛대바위 #해돋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