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법남녀' 정재영 "백범은 대변해주고 싶은 인물"
"부검 장면 더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워" (용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백범의 투박한 성격과 말투는 원래 제 모습과 비슷하죠 "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는 MBC TV 월화극 '검법남녀'에서 실력 최고의 괴짜 법의관 백범을 연기하는 배우 정재영(48)은 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세트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정다감한 백마 탄 왕자 역할을 해보고 싶지만 해보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며 "백범의 성격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대변해주고 싶은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검법남녀'는 정재영의 호연 등에 힘입어 SBS TV '기름진 멜로'를 제치고 월화극 2위로 올라섰다 시청률이 상승세인 데는 때로는 '잔인하다'고 할 정도로 현실적인 부검 장면 등이 장르극을 원했던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재영은 잔인하다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더 못 보여주는 게 한이다 실제 부검할 때는 시신을 가리지 않을 텐데 드라마다 보니 가리는데 온갖 힘을 다 쓴다"며 "언제쯤 다 보여줄 수 있을지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직접 표를 끊고 어떤 내용인지 알고 보는 영화와 달리 TV 드라마는 불특정 다수가 본다"며 "그래서 (수위가) 민감한 부분이다 예전보다 개방적이 된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15세 이상 관람가인 밤 10시 본방송과 달리 낮에 하는 재방송은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잔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재방송을 보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웃었다 극 중 백범의 성격이 실제 법의관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정재영은 "백범은 정말 특이하다 실제로 그런 성격을 가진 법의관이 있다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다 관둘 것이다 실제 법의관들은 자상하다"며 "백범은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그렇게 표현됐다"고 강조했다 백범과 때로는 대립하고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초임 검사 은솔 역할은 정유미가 맡아 열연한다 정유미는 "지금까지는 인물 소개였다면 앞으로는 인물 간의 관계가 얽히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훨씬 많아서 시청률이 더 오르면 좋겠다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솔이 초임 검사지만 '너무 튄다'는 초반의 일부 지적에 대해 정유미는 "제 분량이 이렇게 많은 작품이 처음이다"며 "은솔 성격은 백범과 달리 워낙 오지랖이 넓고 따뜻한 감성을 가진 인물이다 은솔의 마음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 처음에 부족한 부분이 더 많게 보였을 수 있지만,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노도철 PD도 "연수원 탑을 한 검사라도 현장은 책으로만 배웠던 것과 다를 수 있고 그때의 당혹감으로 포인트를 잡았다 실제로 많은 초임 검사가 경험 많은 법의관에게 혼난다고 한다"며 "은솔은 성장하는 캐릭터고, 처음부터 차분하게 행동한다는 게 더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봤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검법남녀' 세트장은 드라마에 나오는 서울동부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모습 그대로였다 노도철 PD는 "국과수 세트는 실제 모습과는 좀 다르고 미드(미국 드라마) 등을 많이 참고해 만들었다 원래 이런 세트를 지으려면 2개월 정도 걸리지만, 저희는 3주 만에 만들어냈다"며 "지검 세트는 따뜻한 느낌, 국과수 세트는 차갑고 현대적인 느낌으로 대조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배우가 실제로 분장을 하고 시신 연기를 한다 차가운 부검대에 몇 시간씩 누워계시는데 너무 고생하신다"며 "미술팀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PD는 장르물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그대로 노출하면 잔인하다는 분도 계시고 다 빼면 장르물인데 심심하다고 하는 분도 계신다 현장에서는 잔재주를 피워서 촬영하고 있다"며 "선정적으로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dylee@yna co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