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연맹 첫 증언…미발굴 사건 밝혀지나 / KBS뉴스(News)

보도연맹 첫 증언…미발굴 사건 밝혀지나 / KBS뉴스(News)

한국전쟁 중 수십 만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도 연맹 사건은 아직도 진상 규명이 더디기만 한데요 그런데 당시 학살 현장 목격자의 의미있는 공개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무 것도 씌여지지 않은 비석, 이른바 백비 앞에서 86살의 서상일 할아버지가 68년 만에 뼈아픈 고백을 털어놓습니다 서 할아버지는 1950년 7월 군경이 대구의 한 광산에서 민간인들을 집단 처형하는 보도 연맹 사건을 목격했습니다 심지어 강압에 못이겨 6구의 시신을 묻었다고 증언합니다 [서상일/보도연맹 학살 목격자 : "(희생자들의) 얼굴과 시신을 보고 내가 묻은 것이 지금도 생각이 나고 영혼이라도 참 좋은데 가고 위령비라도 세워가지고 역사에남도록(하고 싶어요) "] 당시 부녀자 등 최소 3백여 명이 집단 처형됐는데 중석을 캐던 노동자들도 갇혀 지냈고 일부는 열흘 가까이 시신을 묻는데 동원됐다고 서 할아버지는 설명합니다 과거 진실화해위원회가 밝혀낸 보도연맹 사건 168건에 포함되지 않은 현장입니다 [서상일/보도연맹 학살 목격자 : "처음에는 인위적으로 묻었고 그 다음에는 발파를 해서 묻었고 (시신이 많아)묻다가 안되니까 3단계 석축을 쌓아가지고 결국 묻었다 이거야 "] 이렇게 아직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 얼마나 더 있을 지 가늠조차 안되지만 정부의 진상규명 활동은 사실상 중단된 상황, 대신 고령의 유족들이 직접 비극의 현장에 백비를 세워가며 가슴 아픈 역사를 알리고 있습니다 [권미혁/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 "(민간인 학살 같은)생명 훼손이나 인권 침해 문제를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바로잡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정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국가 권력에 가족을 잃고도 평생 죄인처럼 숨죽이고 살았던 유족들은 외롭게 죽음의 진실을 찾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