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 택배 노동자, 28년 만에 첫 휴가

'연중무휴' 택배 노동자, 28년 만에 첫 휴가

[앵커] 택배 회사들과 노동조합이 다음 달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해 하루 쉬기로 했습니다 노사 합의 끝에 휴가를 얻은 것은 택배업이 시작된 28년 만에 처음인데요, 코로나 19로 쏟아지는 택배 물량에 더욱 쉴 틈 없었던 경남의 택배 노동자 3천 명이 맘 놓고 쉬게 됐습니다 김효경 기잡니다 [리포트] 10년 차 택배 기사인 45살 박병기 씨 화물차 짐칸에서 주소에 맞춰 물건을 분류하는 동안 땀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인터뷰]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후텁지근하더라고 아이고 오늘 고생 좀 하겠네 싶더라 " 체감온도 28도, 습도 90%가 넘는 날씨 속에서 꼬박 1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차를 타고 내려 주택가 골목길을 돌며 택배 상자를 배달합니다 오늘 하루 처리해야 하는 물량은 400여 개, 1분에 택배 1개를 배송해야 오후 6시, 출근한 지 12시간 만에 퇴근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병기/ 택배 기사 "배터리 100%로 치자면 지금 거의 반 날아갔죠 한 50% 남았습니다 나머지 50% 가지고 나중에 5시까지 이걸 계속해야 해요 그러니까 집에 가면 거의 배터리 방전되는 거죠 " 하지만 다음 달 14일 10년 만의 첫 휴가를 얻은 박 씨는 더위와 피로를 훌훌 털어냅니다 [인터뷰] 박병기/ 택배 기사 "낚시도 하고 어머니 아버지 맛있는 것 사드리고 바람도 쐬고, 푹 쉬다 오려고 합니다 남의 눈치 안 보고 쉴 수 있는 날이 정해졌다는 거에 대해서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정말 이런 날이 올지 몰랐는데, 왔어요 " 한국통합물류협회에 소속된 택배 회사 5곳과 노동조합이 이틀 동안 회의 끝에, 다음 달 14일 '첫 휴가'에 합의했습니다 택배업이 시작된 지 28년만입니다 코로나 19로 두 배가량 늘어난 택배 물량을 소화한 노고를 인정한 겁니다 [인터뷰] 배명순/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위원회 사무국장 "단기간 내에 물동량이 많은 폭으로 늘어나다 보니까 택배기사들이 일정 부분 휴식이 필요하다 그런 취지에서 택배기사들한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14일을 휴무일로 정했다 " 경남의 택배 노동자는 3천여 명, CJ 대한통운과 우체국, 한진, 롯데, 로젠 택배 소속 약 3천 명이 다음 달 14일과 주말·휴일을 합쳐 모두 사흘의 휴가를 얻게 됐습니다 #택배 #택배없는날 #택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