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여우의 의심 - 진우스님의 오늘의 명상
수컷여우의 의심 "수컷 여우는 겨울을 대비해 열매를 모았다 얼마 지나자 열매는 말라서 반으로 줄었다 수컷은 암컷을 의심하여 쫓아 버렸다 며칠 후 비를 맞은 열매는 다시 불어났다 수컷은 암컷을 애타게 그리워했다 " 함부로 의심하면 낭패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의심을 하는 것은 믿지 못하는 마음에서다 믿지 못하고 불신(不信)을 한다는 것은 우선, 스스로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옛말이 있다 바꾸어 말하면 배신감을 느끼거나, 믿어서는 안된다는 뜻도 되겠지만, 더 정확히 해석하면, 믿거나 믿지 않는 두 마음의 분별(分別)을 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끝없이 의심을 하면 끝없이 불편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것은, 믿거나 믿지 않는 두 분별(分別)의 마음을 떠나서 인연의 흐름에 맡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설사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이는 인과(因果-원인,결과)의 작용에 의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므로, 그것은 그것대로 받아들이면 그뿐이다 세상의 인과(因果) 인연(因緣)이나, 마음의 인과 작용이나, 궁극적으로는 더 얻게 되거나, 손해를 보는 일은 결코 없기 때문이다 들어올 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들어오게 되어 있고, 나갈 것은 언젠가 반드시 나가게 되어 있으므로,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일일이 신경을 쓰게 되면, 스스로 좋고 싫은 고락(苦樂)의 인과(因果)에 걸려서 마음을 불편하게 할 뿐이다 따라서 살면서 의심할 수도 있는 일이 생기겠지만, 그 의심의 정도가 심하여 시비의 다툼이 되거나, 남을 미워하게 되는 원인이 되면, 그에 따른 고락(苦樂)의 인과(因果)가 생겨 결국은 스스로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심하면 고통과 괴로움으로 이어지게 되므로, 절대로 의심은 삼가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세상의 일이 되었건, 나의 일이 되었건, 일체의 일에 대해 좋고 싫은, 옳고 그른, 믿음과 불신의 마음을 분별(分別)하지 않는 것이다 믿는다는 마음도 갖지 않고, 믿지 않는다는 마음도 갖지 않고, 인과(因果) 인연의 흐름따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 들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인과(因果) 인연(因緣)이란, 결국은 좋고 싫은 고락(苦樂)도 없고, 옳고 그른 시비(是非)도 없으며, 얻고 잃는 득실(得失)도 없고, 믿고 안 믿는 신의(信義)와 불신(不信)도 없는 것이니, 괜한 마음 써서 스스로 복잡한 마음이 될 필요가 없다 다만, 인과(因果)에 대한 신심(信心)만 뚜렷하다면, 그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분별(分別)의 마음이 생기지 않으므로, 마음을 평안하게 그대로 두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 진우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