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눠?”...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 인터뷰
“저, 진짜 농성 체질인가 봐요 ” 가슴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웃었다 낯빛이 환한 건 견딜만하다는 뜻이다 세종보 상류 한두리대교 밑에서 농성천막을 치고 풍찬노숙을 시작한 지 253일째 두 평 남짓한 천막 안에서 계절이 4번 바뀌는 동안에 그가 겪었을 풍상의 흔적은 찾기 어렵다 아니, 그에게 천막은 더 이상 특별한 곳이 아닌듯했다 일상의 공간일 뿐 “총만 안 들었지 윤석열 환경부는 2년 반 동안 내란 상태” 지난 7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임도훈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의 이야기다 붉게 달궈진 난로 위에선 고구마가 익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천막이 통 채로 흔들렸다 ‘윤석열 체포’ 1차 시도가 사실상 무산됐던 날, 임 실장과의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비상계엄 얘기로 시작됐다 “천막 안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영상을 봤어요 처음엔 가짜인줄 알았죠 감히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눠? 분한 마음에 잠을 못 잤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윤석열 환경부는 2년 반 동안 내란상태였습니다 총만 안 들었지, 4대강 보 문제를 비롯해 이전에 만들어진 민주주의적 절차와 결정을 모조리 허물었던 것 아닌가요 ” 임 실장의 말처럼 윤석열 정부 들어서 환경부는 금강·영산강 보처리 결정을 순식간에 허물었다 문재인 정부는 4년여에 걸쳐 5개 보의 수문을 열고 과학적인 모니터링 작업을 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19년 9월부터 57차례 이상의 회의를 하면서 세종보 해체 등의 방안을 결정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 결정을 불과 15일만에 뒤집었다 임 실장은 “이뿐만이 아니라 환경부는 기업들을 배불리기 위해 각종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설악산 케이블카, 새만금·가덕도 신공항 등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개발사업들을 서슴치 않고 추진해왔다”면서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뒤에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 ‘환경부는 계속 내란상태였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환경부는 이미 내란상태 세종보는 탄핵의 최전선” #세종보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계엄 #탄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