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부분 봉쇄령'…식당·카페 "왜 우리만 차별" [글로벌 리포트]/YTN KOREAN
[앵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심각해지면서 이탈리아와 영국 등 각국이 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주로 개인 방역에 의존하던 네덜란드에서도 부분 봉쇄령을 통해 통제에 나섰는데요. 일부 자영업자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식당과 카페 문만 닫는 것은 차별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 상황을 장혜경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코로나 재확산이 심각해지면서 봉쇄를 푼 지 석 달여 만에 다시 빗장을 걸고 있는 유럽. 일일 확진자가 8천 명을 넘기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한 네덜란드에서도 전국 봉쇄 직전 단계인 4단계 일부 봉쇄령이 내려졌습니다. 식당과 카페 등에서 실내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배달이나 포장 판매로 대체하라는 것이 주요 지침입니다. [루터 더 비스 / 호텔 운영 : 이번 정부 정책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정책이 너무 늦게 발표됐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전염병에 정책이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경제와 방역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한 결정이지만, 이번 부분 봉쇄령을 두고 차별적 대책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건비가 비싼 네덜란드에서 배달로 음식을 파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포장 판매만으로는 수입을 제대로 얻기 어렵다는 겁니다. 또 식당 외 도심 곳곳에서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는데 요식업계만을 제재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인크 판 다이크 / 레스토랑 직원 : 부분 봉쇄 정책을 이해는 하지만 왜 유독 요식업만 문을 닫는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유원지나 수영장 등은 감염 소지가 더 많은데 그대로 운영돼 상당히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분 봉쇄령이 부실한 마스크 정책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단 의견도 나왔습니다.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마스크 착용에 강제성을 부여하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여전히 권고 수준에 그쳐 불안하다는 겁니다. [한경희 / 암스테르담 한인회장 : 현재 네덜란드는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마스크 등) 개인 자유에 맡겨서 상황이 악화한 게 아니냐는 여론과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현지 의료 전문가들은 사소해 보이는 정책이라도 시민의 협조가 뒤따라야 방역 효과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프리츠 로즌달 / 임상의학과 교수 : 시민의 행동에 달린 것은 확실합니다. 전염병과 싸우는 것은 본질적으로 매우 간단합니다. 이번 유형의 전염병은 실제 사람들의 접촉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서로 함께 모이지 않고 거리 유지하면 전염을 줄일 수 있어요.]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네덜란드에서는 가을 방학을 맞은 시민들이 연말 여행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부분 봉쇄 실효성 논란 속에 가을 방학이 코로나19 확산의 또 다른 변수가 되는 것은 아닌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YTN 월드 장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