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안지앙] '옥 에오 Óc Eo' 방문기

[베트남 안지앙] '옥 에오 Óc Eo' 방문기

[베트남 안지앙] '옥 에오' 유적지 방문기 얼마전 베트남 남부 캄보디아와의 국경지역인 안지앙(안쟝성)을 다녀왔습니다. 아마 베트남을 자주 방문하시는 분들도 남부지역은 조금 생소하실 듯도 한데요, 그러나 상당히 아름답기도 하고 볼거리도 많은 지역입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AD1~7세기 경 메콩강 삼각주의 광활한 지대에서 발달했던 고대문화 푸난(부남국)의 유적들이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한창 번성하던 시기에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에 있는 '위야다뿌라 Vyadapura'로 부터 메콩강 하류의 베트남 '옥 에오 Oc Eo' 까지 90km 이상되는 수로에 대규모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AD240년 경 이곳을 방문했던 중국 오나라 사신들은 "은으로 만든 그릇과 쟁반이 사용되고 있으며, 금ㆍ은ㆍ진주ㆍ향수로 세금을 걷고 있다" 면서 푸난을 부유한 상업국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푸난의 고대문화가 처음 발견된 '옥 에오'는 당대의 주요 항구이면서 수도와 운하가 연결된 국제 상업 도시이자 집산지였습니다. 푸난인들은 지중해, 인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수입한 원료를 가지고 만든 제조품들을 여러나라에 수출하였는데요, 그 당시 푸난과 백제와의 교류 흔적을 기회로 2018년ㆍ2023년 서울대 권오영교수님, 2023년 경북대 박천수, 인제대 이동희 교수님 등 한국 학자분들도 발굴에 참여하여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지역입니다. 이러한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2019년 겨울,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베트남 옥 에오 문화-바닷길로 연결된 부남과 백제" 라는 주제로 국제특별기획전이 열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때 베트남으로 부터 202건, 12,715점의 다양한 유물들이 들어와 전시되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당대에 인도의 영향력이 지배적이었던 만큼 힌두교 사원과 간다라, 아마라바티 양식의 조각, 초기 인도 문자 및 힌두교의 도상을 새긴 금판과 인장, 그리고 산스크리트어로 쓴 주석판과 비문, 인도ㆍ태평양 유리구슬 등과 인근 동남아시아지역, 중국ㆍ로마 등지에서 유래된 외래적 요소가 강한 문화재들도 다수 출토되었습니다. 따라서 고대 동ㆍ서의 교류관계를 살펴봄과 동시에 동북아시아 해상교류에 국한되었던 연구를 동남아시아까지 확장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수 있기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입니다. 발굴된 유물들의 일부는 옥 에오 박물관 외에도 현재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수도인 호치민 역사박물관 제 7실에서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워낙 땅이 넓은 베트남이다 보니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옥 에오 박물관'에서 뜻밖에도 반가운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성백제박물관 기획전 때 책임자로 오셨던 Tung Pham 학예사님이십니다. 그날이 비오듯 땀이 흐르는 엄청 더운 날이었는데요, 박물관 해설 뿐 아니라 현장 발굴지 까지도 안내해 주셔서 그 감사함에 눈물이 땀 처럼 흐르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 고마움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Tung Pham 학예사님, 고맙습니다, 씬 깜언 Xin Cảm ơn!!❤️ 그리고 이번 방문에 잊지못할 또 한 분의 고마운 분이 계셨는데요, 영어로 통역을 해주셨던 Steven가이드님이십니다.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냥 박물관 까지만 안내해 주시면 알아서 둘러보겠다고 큰소리를 쳤건만^^ 감사하게도 Tung학예사님께서 직접 해설을 해주시는 바람에 급작스레 현장통역 까지 하시게 되셨습니다. 전공도 아닌데 얼마나 당혹스러우셨을까요^^:; 그럼에도 학예사님 말씀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영어통역을 해주셨던 Steven가이드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Thank you so much, Steven!!❤️ 1943년 프랑스의 고고학자 루이 말레헤 Louis Malleret에 의해 돌과 벽돌로 된 고대 건축물의 첫 흔적이 발견된 이후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1996년 부터는 다양한 국적의 고고학자들이 합류하여 발굴 진행 중인데요, 안장성 꾸우롱델타 지방에 있는 고담생(Gò Danh Sang) 유적지가 바로 한국과 베트남학자분들이 함께 발굴하였던 곳입니다. 바로 이 장소가 2023년의 발굴 현장입니다. 지금은 잡초로 우거진 상태이지만 한국과 베트남의 학자분들이 함께 참여하며 교류했던 의미있는 역사적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옥 에오' 문화의 대표지역인 푸난(부남국)은 한창 번성했던 시기에 중국에도 여러차례 사신을 파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때 백제와도 직ㆍ간접적으로 교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543년 백제 성왕이 푸난의 재물을 보내왔다는 《일본서기》의 기록이나, 512년 백제와 푸난이 동시에 사신을 파견했다는 《양서》의 기록, '오대남당고덕겸모양원제번객입조도'에 백제국과 부남국의 사신이 동시에 모사되어 있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4세기 이후 백제에서 동남아시아산의 고알루미나 소다유리가 대량 발견되는 것도 해상교통로를 통한 교류의 가능성을 말해준다고 하겠습니다. 옥 에오에서는 그 동안의 발굴을 통해 당시에 사용했던 배의 일부와 교역활동의 증거인 동전, 인도 문자가 새겨진 화물표, 중국 한나라의 청동거울과 로마 황제의 금화, 그리고 현지에서 세공하거나 외국에서 수입한 다양한 종류의 장신구 및 구슬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유물들 소개 ᆢᆢᆢᆢᆢ 지금까지 둘러보신것 처럼 '옥 에오'는 1500~2000년 전 인도 칸치푸람에서 중국 광동성까지 연결된 동ㆍ서 교역로의 중요한 중간 기항지였습니다. 이 해로는 서쪽으로는 지중해, 동쪽으로는 동북아시아까지 연결된 해상실크로드였기 때문에 당대 '옥 에오'의 위상은 3대단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기회가 되시면 베트남 남부로 여행하실 때에 안지앙(안쟝성)의 '옥 에오'도 꼭 방문해 보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옥에오유적지 #푸난 #한성백제박물관 #베트남여행 #안지앙여행 #해양실크로드 #옥에오문화유적관리위원회 #백제구슬 #궁금한데가보자 #천사인가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