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한 거 어수다" 74년 만에 '무죄' (뉴스투데이 2022.12.12 광주MBC)

"잘못한 거 어수다" 74년 만에 '무죄' (뉴스투데이 2022.12.12 광주MBC)

(앵커) 4 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사실을 숨기고 살아온 90대 할머니가 직권재심에서 74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4 3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수형인이 무죄 판결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주문화방송 김찬년 기자입니다 (기자)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4 3 당시인 1948년 내란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97살 박화춘 할머니입니다 고령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아 헤드폰을 쓴 채 증언에 나선 할머니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 박화춘(97)/4 3수형인 "(경찰이) 거꾸로 매달아 닦달하니까 한 일이 없는데 말만 하라고 하니까 거짓말로 보리쌀 두 되 줬다고 하니 그때 내려놓았다 " 박화춘 할머니는 전주와 서대문 형무소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연좌제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 4 3 피해 사실을 숨긴 채 살아왔습니다 4 3 희생자 신청도 하지 못해 4 3 특별법에 따른 특별재심 요건은 갖추지 못했지만 검찰이 형사소송법상 재심 조건은 된다며 직권재심을 청구한 것입니다 * 변진환/검찰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 검사 "너무 부끄러워 안 해도 됩니다 할머니 잘못한 거 없으니까요 할머니 마음 편하게 가지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 됩니다 " 결국, 74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할머니는 아직도 실감이 가지 않는 듯 담담하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 박화춘(97)/4·3수형인 "아기들(자식들)한테도 못 한 말해서 너무 고맙고 할 말은 많아도 할 수가 없네 " * 오영훈/제주도지사 "4·3으로 인해서 단 한 분의 억울함도 없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재판부의 노력에 제주도정도 함께 뒷받침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 4 3 당시 군사재판 수형인 2천 530명 가운데 아직까지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미신고 수형인은 300여명 제주도는 내년부터 미신고 수형인들의 희생자 신청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직권재심을 통한 명예회복도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찬년입니다 #제주43 #군사재판 #수형인 #무죄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