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MBC뉴스]R]유교책판이야기 28편-각수..죽은 나무에 생명을

[안동MBC뉴스]R]유교책판이야기 28편-각수..죽은 나무에 생명을

2016/12/26 14:38:25 작성자 : 보도팀장 시청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교책판이야기입니다 문집을 만들기 위한 유교책판은 대부분 조선시대에 제작됐는데 선현들을 선양하기 위해 이름있는, 혹은 힘있는 문중들이 지역의 공론을 모아 시행했습니다 이 책판을 만드는데는 막대한 경비가 들었고 당시 글을 새기는 각수도 상당히 동원됐습니다 각수들은 도각수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각자 맡은 일을 수행했는데요 대부분 일반 백성이나 스님들이 각수를 맡았고 간혹 양반중에서도 각수로 참여했습니다 ============================================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 보관중인 유교책판은 경남북지역 문중에서 기탁한 것으로 현재 6만 6천여장에 달합니다 이 책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당시 어느 각수가 책판을 새겼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판 마구리 하단부에 적힌 이름이 바로 그것으로 안문조, 최용득, 권시복, 김정업 등은 당시 책판 작업에 참여했던 각수들입니다 책판 마구리뿐만 아니라 마지막 판재에도 각수의 이름을 볼 수 있습니다 재령이씨 이유원선생의 문집인 냉천집 마지막 책판 뒷면의 유묵을 보면 선산과 영천, 안동 등에서 많은 각수가 동원됐다고 적혀있습니다 / 조선시대 판각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 백성들이었지만 드물게 양반가에서 직접 조상을 선양하기 위해 각수를 맡은 사람도 발견됩니다 ◀INT▶박순 박사/한국국학진흥원 전임연구원 "일부 양반들 중에서는 자기들이 직접 각의 기술을 배워서 선조의 문집을 간행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책판에 보면 각수의 이름을 새겨 놓는 경우가 있는데 거기를 보면 생원이라든지 하는 양반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양반들이 선조의 문집을 직접 간행을 했던 그런 기록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 또 겸암 유운용 문집과 안동권씨 세보에 광흥사 스님 원민이 도각수로 올라있어 당시 스님들도 각수로 많이 동원됐음을 짐작케 합니다 특히 판각에 드는 비용은 판재 값과 편집비, 글씨쓰는 비용, 잡비 등이 전체 비용의 40%를 차지하고 각수의 판각비용은 30%로 추정됩니다 채재공 선생의 문집인 번암집 간역소일기를 보면 현재 돈으로 40억 이상인 만 냥 정도 경비가 들어갔는데 각수 인건비만 10억 원 이상 추산됩니다 / ◀INT▶정의우 박사/한국국학진흥원 전임연구원 "간역소에서 각수들을 총괄하는 도각수와 계약을 하게 되고 판당 가격은 판재 제작이나 인건비 등을 포함하게 됩니다 또한 판각이 진행되는 동안 명절이나 각수 집안에서 경조사가 있는 경우 후한 부조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판각 검수를 통해서 판각에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기도 했습니다 " ============================================ 책판에 글을 새기는 것은 한마디로 죽은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라할 수 있습니다 나무에 새겨진 글이 책으로 출판되면서 지식보급에 지대한 공을 세우게 됩니다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고려 팔만대장경, 더 올라가 신라 무구정광다라니경 등은 각수의 섬세한 작업끝에 만들어진 목판본입니다 전문 직업군인 각수에 대한 연구는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단계라고 합니다 문집 제작과정의 심층적인 연구성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각수에 대한 연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게 학자들의 견해입니다 유교책판이야기 이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