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말 못 했던 노인 알바생..."노조 결성하겠다" / YTN

아파도 말 못 했던 노인 알바생..."노조 결성하겠다" / YTN

[앵커]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3명은 생계를 위해 은퇴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청소나 경비업에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된 경우가 많은데, 아파도, 쉬고 싶어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70살이 넘는 청소노동자들이 노인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노동조합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5남매 맏이로 태어나 평생 가족을 부양하느라 초등학교만 간신히 마치고 공장에서 일만 했던 75살 임진순 씨. 어려운 가정 형편에 40대 초반부터 건물 청소를 시작했는데 당시 월급은 32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일하던 곳에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까지 용역업체의 부당한 '갑질'에 말 한마디 꺼낼 수 없었습니다. [임진순 / 고령 청소노동자 : (고용주가) 툭하면 보따리 싸서 그만두라고 마음에 안 좋고 그랬는데 (노조가 생긴 뒤) 정규직이 되고 나니까 70세까지 일할 수 있다는 마음이 흡족했는지 모르고….] 은퇴했다가 3년 전부터 다시 빌딩 청소를 시작한 이창순 씨도 고용주 앞에 서면 작은 트집이라도 잡힐까 한껏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많은 탓에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이창순 / 고령 청소노동자 : 용역회사가 바뀌면 그땐 나이가 많아서 고용이 불안한 거죠, 다른 사람은 다 젊은데…. 젊은 사람 쓰려고 하죠, 요새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대기 중이에요. 그게 불안한 거죠.] 우리나라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전체 인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있는 '중위소득'의 절반도 받지 못하는 고령자는 43.4%에 달합니다. 고령자 10명 가운데 3명은 생계를 위해 은퇴 이후에도 일하고 있는데 취업자의 35%가 청소업 같은 단순노무 종사자인 상황. 하지만 비정규직이 대부분으로 휴가와 산업재해, 고용보험 같은 노동권을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이에 70세 이상 여성 청소노동자 9명이 나서 이른바 '노년 알바노동조합'을 설립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노년 아르바이트 노조라는 단체가 결성된다는 것 자체가 지금 노년 노동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나이가 많거나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해고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를 견뎌내야 했던 수십 년 세월을 이제 끝내겠다는 겁니다. [허영구 / 노년알바노조 준비위원장 : 숨죽이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우리가 이렇게 나설 테니 여러분들도 용기를 가지고 목소리도 내시고 자리도 함께해서 우리가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첫 번째 자리입니다.] 노년알바노조 준비위원회는 사업장 단위로 쪼개진 노동자들을 함께 묶어 노인들의 노동권을 보장할 예정입니다. 나이가 많더라도, 고용 조건이 달라도 누구나 당당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게 이들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임진순 / 여성 청소노동자 : 내가 움직여서 일할 수 있다는 건 너무 행복해요. 일할 수 있다는 건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같아요.] YTN 손효정[[email protected]]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email protected] [온라인 제보] www.ytn.co.kr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3_202105... ▶ 제보 하기 : https://mj.ytn.co.kr/mj/mj_write.php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http://goo.gl/Ytb5SZ ⓒ YTN & YTN plus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