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0주간 수요일 / 2024년 10월 30일 /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 / 대전 노은동 성당 / 매일 강론

연중 제 30주간 수요일 / 2024년 10월 30일 /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 / 대전 노은동 성당 / 매일 강론

연중 제 30주간 수요일 / 2024년 10월 30일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 / 대전 노은동 성당 / 매일 강론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 [원고 보기] 에페 6,1-9; 루카 13,22-30 + 오소서, 성령님 어제가 10 29 참사 2주기였는데요, 제가 정신이 어디가 있었는지, 미사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참사로 세상을 떠나신 분들을 위해 기도드리며, 유가족들 그리고 참사로 인해 아픔을 겪고 계신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우리에게는 아프고 슬픈 날들이 많은데요, 이렇게 4월 16일에 이어 10월 29일이 또한 큰 아픔이 되었습니다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과 위령의 날을 앞두고 드리는 우리의 기억과 기도가, 아픔 중에 계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에페소서는 자녀와 부모의 관계 그리고 종과 주인의 관계에 대해 말합니다 우선 자녀들에게 “주님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라고 권고합니다 이어 아버지들에게 “자녀들을 성나게 하지 말고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십시오 ”라고 권고합니다 그리스-로마 시대에 아버지들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차마 말로 옮기기도 끔찍합니다만, 예를 들어, 아이가 태어났는데, 딸이면 아버지가 버릴 수 있었고,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강제로 노동을 시키거나, 감금, 매질, 심지어 죽일 권한까지 있었다고 말하는 문헌도 있습니다 물론 유다인들에게는 십계명이 있었으므로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고, 예수님의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던 그리스도인들은 말할 나위도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날 어떠한 부모님도 자녀를 이렇게 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가 우리 자녀들을 이렇게 대하고 있지 않은지, 세속 권력과 힘이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대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내 자녀를 성나게 하지 않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이 사회가 우리 자녀들을 그렇게 대하지 않도록, 세속의 권력과 힘이 그렇게 대하지 않도록 깨어 실천해야겠습니다 에페소서는 이어서 종과 주인의 관계에 대해 말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은 노예제도에 반대합니다 에페소서는 이 대목에서 노예제도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공고해져 있던 제도 안에도 복음의 정신이 침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종과 주인에게 권고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계속하십니다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이 사람은 구원받을 사람이 많은지 적은지를 물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질문에 대답하시지 않고, 어떻게 해야 구원받을 수 있는지를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라’고 말씀하십니다 집주인이 문을 닫아 버리면,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고 대답할 것이라 하십니다 그들은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라며 ‘왜 우리를 모르시느냐’고 따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말에는 중요한 것이 빠져있는데요, “주님께서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고”, “그래서 저희가 그것을 실천했다”는 말씀, “저희가 그 말씀에 응답했다”는 말씀이 빠져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라고 말씀하실 것이라 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도 응답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불의를 범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는 물론,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치상에 자리 잡을 것”입니다 ‘거룩한 독서’ 강의를 하면서 루카 복음은 ‘구원의 보편주의’를 말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구원의 길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누구나 구원의 길로 초대되었다는 이야기이지, 누구나 구원받는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유다인이든 이방인이든, 죄인이든 의인이든, 누구나 구원으로 초대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구원되기 쉬워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구원의 길은 여전히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야 할 일이며, 사실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할 일입니다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요? 예수님께서는 구원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라고 말씀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