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풍류 - 정윤형 보성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도

덕수궁 풍류 - 정윤형 보성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도

20170615덕수궁 풍류 - 정윤형 보성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도 어사출도 (아니리) 그때여 어사또 글 한수 얼른지어 운봉주며 과객의 글이 오죽하리오마는 잘못된 데가 있으면 보시고 고치시오 운봉이 보시거니 풍월축 잡은손이 흔들흔들 곡성이 보시더니 낯빛이 쇠놀놀 허여지며 두분 글을 읊으난디, (시창) 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가효만성고를 촉루낙시민루락이요 가성고처원성고라 (아니리) 아이고 이 글속에 벼락들었소 우리가 여기있다 첫 서리 맞기 전에 어서 떠납시다 좌석이 요란헐 제, (잦은몰이) 뜻밖에 역졸 하나 질청으로 급히 와서 무슨 문서 내여 놓고, “어사 비간이요 ” 붙여 노니 육방이 손동헌다 본관으 생신 잔치 갈 데로 가라 허고 출도 채비 준비헐 제, 공방을 불러 사처를 단속, 포진을 펴고 백포장 둘러라  수로를 불러 교군을 단속, 냄여 줄고치고 호피를 얹어라 집사를 불러 흉복을 차리고, 도군도 불러 기치를 내여, 도사령 불러 나졸을 등대, 급창이 불러 청령을 신칙허라 통인을 불러 거행을 단속, 육지기불러, 너는 살진 소 잡고 대초를 지어라  도감 상 내어 하교상 차리고 별감 상 많이 내야, 비장 청영청 착실히 보아라  통양빗 내여 역인마 공궤, 도서원 불러 결부를 세세히 조사케 차려라, 도군빗 불러, 군총을 대고, 목가 성책 보아라,수형방 불러, 옥안, 송사, 탈이나 없느냐, 군기 불러,연야가, 옳으냐, 문서 있고, 수삼 아전 골라내여 사령빗 내여라  예방을 불러 기생 행수으게 은근히 분부하되, 어사또 허신 모냥, 서울 사신 양반이라 기생을 귀히 허니, 읍사희도 탈이 없이 착실히 가르쳐라   이리 한참 분발헐 제, 이때여 곡성이 일어나며, “아이고, 내가 이리 떨린 것이 아마도 오날이  초학 직날인가 싶으요 어서 가야겠소 ” 어사또 대답허되, “내가 시골을 오래 다녀서 초학방문을 알지요 소하고 입을 맞치면 꼭 낫지요 ” “그 약 중난허오마는 허여 보지요 ” “수이 찾어갈 것이니 의원 대접이나 착실히 허오 ” 운봉이 일어나며, “나는 고을 일이 많안 사람이라 부득히 왔삽더니 어서 가야겠소 ” 어사또 대답허되, “갔다왔다 하기 괴롭겄소 ” “무엇허로 또오겠소? 상강과 관행묘 제관이나 당하믄 오지요 ” “공문 일을 알 것이요, 내일 또 올란지?” 이 말은 남원 봉고란 말이로되, 본관이 알 수 있나 순천 부사가 일어나며, “나는 처으 병이 대단허기로 부득히 왔삽더니 어서 가야겠소 ” 본관 말할 틈 없이 어사또가 주인 노릇을 허기로 허는듸, “영감이 소실을 너무 어여뻐 허시는가 보구려 ” “소실을 사랑치 아니헌 사람이 뉘 있겠소?” “혹 이 좌중에도 있는 줄 어찌 알아요? 수이 찾어갈 것이니 황선정 놀음이나 한번 붙여주시오 ” 순천 생각에 어사또가 와서 출도헐까 염려 되여 선생 하문을 흠치없이 내시난듸, “내가 관동 어사를 지냈기로 팔경 누대를 많이 보왔으되, 환송정만한 듸 없습디다 오시면 잘 놀게 허지요 ”   어사또 거동 봐라 “어, 이리 허다가는 이 사람들 굿도 못 보이고 다 놓치겄다 ” 마루 앞에 썩 나서서 부채 피고 손을 치니, 그때으조종들이 구경꾼에 섞여 섰다, 어사또 거동 보고 벌떼같이 달라든다 육모 방맹이 소리좋은 청파 역졸 다 모아 묶어질러, “암행어사 출또여! 출또여! 암행어사 출또하옵신다 ” 두세번 부르난 소리, 하날이 덤쑥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수백명 구경꾼이 독담을 무너지닷이 물결같이 흩어지니 항 우으 음아질타 이렇게 무섭든가? 쟁 비으 호통 소리 이렇게 놀랍든가? 유월의 서리 바람, 뉘 아니 떨겄는냐?   각읍 수령은 정신 잃고 이리저리 피신헐 제, 하인 거동 장관이라 수배들은 갓 쓰고 저으 원님 찾고, 통인은 인궤 잃고 수박통 안았으며, 수젯집 잃은 칼자피리 줌치 빼어 차고, 대야 잃은 저 방자 세수통을방에 놓고, 육삼통 잃은 하인 양금 빼어서 짊어지고, 일산 잃은 보종들은 우무 장사 들대 들고, 부대 잃은복마마부 왕재섬을 실었으며, 보교 벗은 교군들은 빈줄만 메고 들어오니 원님이 호령허되, “워따, 이 죽일 놈들아! 빈줄만 메고 들어오니 무엇 타고 가자느냐?” “이 판으 허물 있소  사당의 모냥으로 두 줄 우에 다리 넣고 업고 행차하옵시다 ” “아이고, 이놈들아! 내가 앉은뱅이 원이냐?” 밟히나니 음식이요, 깨지나니 화기로다 장구통은요절하고, 북통은 차 구르며, 뇌고 소리 절로 난다 저금 줄 끊어지고, 젓대 밟혀 깨야지면, 기생은 비녀 잃고 화젓가락 찔렀으며, 취수는 나발 잃고 주먹 불고 홍행홍행, 대포수 총을 잃고 입방포로 꿍! 이마가 서로 다쳐 코 터지고 박 터지고 피 죽죽 흘리난 놈, 발등 밟혀 자빠져서 아이고 아이고 우는 놈, 아무일 없는 놈도 우루루루루루 달음박질, “허허, 우리 골 큰일났다!” 서리, 역졸 늘어서서 공방을 부르난듸, “공방! 공방!” 공방이 기가 막혀 유월 염천 그 더운듸 핫저고리 개가죽을 등에 덮고 자리 말아 옆에 찌고 슬슬슬슬슬슬 기어 들어오니, 역졸이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후닥 딱! “아이고! 나는 오대 독신이요! 살려 주오!”, “이놈! 오대 독신이 쓸 데 있나 ” 동에 번뜻허며 서에 번뜻허고, 어찌 때려 놓았던지 어깨쪽이 무너졌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