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호 여사 별세, 편히 영면하시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던 이희호 여사가 10일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이 여사는 올해 3월부터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김 전 대통령과는 1962년 결혼한 뒤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과 납치 사건, 내란음모 사건과 수감, 가택연금 등 군사정권 내 이어진 감시와 탄압을 함께 감수했고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일흔을 넘은 나이에 ‘퍼스트 레이디’로서 활발한 내조를 벌였다 이 여사는 김 저 대통령 재임 시 여성의 공직 진출 확대를 비롯해 여성계 인사들의 정계 진출을 지원하기도 하며 여성부를 출범시키는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교회여성연합의 '용감한 여성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이 해의 탁월한 여성상', 무궁화대훈장, 펄벅 인터내셔널 '올해의 여성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에서 이 여사의 별세에 대해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며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제 1세대 여성 운동가다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했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했다”고 떠올렸다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역시 이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늘 '김대중은 이희호로부터 태어났다'라고 했다"며 "언제나 대통령님과 여사님은 동행·동석하시지만 어떤 경우에도 여사님은 대화에 끼어드시지 않고 절제하셨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 입문했던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희호 여사님 소천 소식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며 "평화의 사도시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반려이신 것을 넘어 당신 스스로 여성으로서 시대의 선각자였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