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전에 멈춰버린 시간"…호주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기록 [글로벌코리안] / YTN korean
1952년, 스물한 살이던 그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군함 정비공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밀튼 호 씨의 시간은 북한군이 공격을 퍼붓던 71년 전에 멈춰있습니다 [밀튼 호/ 호주 한국전 참전용사·92세 : 엔진룸에 있을 때 북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습니다 북한군은 배 앞뒤로 연이어 포를 쐈어요 70발 정도를 우리에게 격발했지만, 단 한 발도 우리 배를 맞추지는 못했습니다 전쟁 후 제대로 잠을 잘 이룰 수 없었습니다 수면 장애는 저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줬습니다 ]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참전을 결정한 호주 만7천여 명의 병력을 파견해, 수적 열세에도 적군의 반격을 저지하며 치열하게 싸웠고, 전투 도중 340여 명이 산화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호주로 돌아온 밀튼 씨는 질롱 지역의 한국전 참전용사협회를 통해 전우들과 다시 만났습니다 초창기 회원은 모두 56명 한 달에 한 번 만나 안부를 주고받고 각종 지역 행사에도 참석했습니다 참혹한 전쟁을 함께한 용사들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습니다 [밀튼 호/ 호주 한국전 참전용사·92세 : 1953년 재향군인회관에서 처음으로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회의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참전용사 숫자가 점점 줄어들면서 질롱 협회 운영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 세월이 흘러, 56명이던 회원은 이제 다섯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서 로치 씨는 질롱 지회가 해체된 뒤 인근 멜버른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모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아흔이 넘고 거동도 불편하지만,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그의 자부심입니다 [아서 로치/ 호주 한국전 참전용사·93세 : 질롱에는 이제 다섯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터지고 70년이 지나 다른 용사들은 모두 숨을 거뒀습니다 질롱 지회가 해체되고 우리는 멜버른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협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 질롱과 멜버른을 포함해 빅토리아주에 남아 있는 생존 참전용사는 120명 남짓 YTN과 인터뷰를 약속했던 한 참전용사는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만날 수 없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이들의 희생과 노고를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호주 한인 사회도 힘을 모았는데요 2018년, 한국 정부와 호주 동포들이 멜버른에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세웠고, 한국전 정전 7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생존 참전용사들의 사진을 찍어 앨범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창훈/ 주호주대사관 멜버른 분관 총영사 : 90대가 넘어가신 상황이고 점점 건강도 안 좋아지시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기록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존해계시는 참전용사분들이 조금이라도 젊으셨을 때 사진을 찍어서 보관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려고 그런 프로젝트 진행 중에 있거든요 ] [밀튼 호/ 호주 한국전 참전용사·92세 : 한국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우리가 한국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매우 큰 존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참전용사들은 비극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럴 때일수록 한국전과 전쟁의 참상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간절한 조언을 남겼습니다 [아서 로치/ 호주 한국전 참전용사·93세 : 전쟁에서 누구도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누구도 다시 전쟁에 가길 원하지 않을 겁니다 ] [밀튼 호/ 호주 한국전 참전용사·92세 : 저는 21살 때 전쟁을 경험했습니다 전쟁을 치르기 위해 한국에서 있었던 때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 (중략) #호주 #참전용사 #한국전쟁 ▶ 기사 원문 : ▣ YTN korean 유튜브 채널구독: ▶ 모바일 다시보기 : ▶ Facebook : ▶ Naver TV : [전세계 750만 코리안 네트워크 / YTN 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