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와 저 음악이 어울릴까? 255 (혐오)

이 영화와 저 음악이 어울릴까? 255 (혐오)

로만폴란스키 감독의 1965년작 혐오. '반항'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로만폴란스키의 초기작으로 인물의 심리묘사를 두드러지게 잘 살린 작품입니다. 한국의 거장 김기영감독의 하녀 시리즈의 캐릭터와 이 영화의 주인공과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충녀'와는 매우 닮아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부관리실에서 일하며 엄마처럼 따르는 언니와 단 둘이 살고있는 주인공은 남자에 대한 성적 결벽증이 있습니다. 왠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더럽게 느껴지고 자신을 사랑하며 쫓아다니는 사람 마저도 더럽게 느껴집니다. 어느날 언니가 애인과 여행을 가고 집에 홀로 남게 된 주인공... 그날 이후 그녀의 증상은 심해집니다. 환각증세에 시달리고 급기야 살인까지 하게 됩니다. 영화의 끝에 그녀가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살짝 힌트를 줍니다. 아마도 어린시절 가정에서의 잘못된 성적 괴롭힘이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았을까? 아주 짧게 관객을 추측하게 만들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영화는 조용한 그녀에게 서서히 일어나는 현상들을 비추어줍니다. 그런데 그 현상들은 알고보니 어린시절 외부로부터 그녀를 고통스럽게 한 후 다시 내부로 부터 그녀를 건드린 후 다시 외부를 향해 퍼져나가는 폭력의 심리, 즉 트라우마 증상을 천천히 심리적으로 스릴러와 호러장르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영화에서 폴란스키가 보여주는 여러 이미지와 장치들은 모두 주인공의 심리입니다. 이 영화는 사람의 감정과 심리를 어떻게 이미지로 표현할수 있을까를 잘 보여준 작품입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것중 가장 중요한것은 인간이 받은 고통과 충격은 계속 가슴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폭발해 버릴수도 있다는 것이죠... 안타까운것은 그런것을 전하는 감독이 바로 로만폴란스키였다는 점입니다. 오늘의 음악은 조니 마티스의 'Misty' 입니다. 그럼 즐겁게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