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자동차 산업 ‘부진’…원인과 해법은? / KBS뉴스(News)

[포인트 경제] 자동차 산업 ‘부진’…원인과 해법은? / KBS뉴스(News)

우리 주력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생산과 내수, 수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는데요. 경제부 오현태 기자와 함께 부진의 원인과 해법은 뭔지 짚어봅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80%가 넘을 정도로 비중이 큰데, 최근 현대기아차 실적이 좋지 않다면서요? [기자] 네, 현대차하면 '쏘나타' 떠올리는 분들 많을텐데요. 1980년대 중반 출시돼 한국 경제의 호황기와 함께 승승장구했던 국내 대표 세단입니다. '국민 중형차'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모델인데, 최근 실적은 좋지 않습니다. 쏘나타는 2014년에 내수 10만 6천대, 수출 6만 4천대를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었는데요. 이후에는 실적이 계속 내리막입니다. 지난해를 살펴보면 내수는 8만 2천대, 수출은 5만 3천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올해 누적판매량도 지난해보다 16%나 감소하는 등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입니다. 대표 차종이 이렇게 부진하다보니 현대기아차의 실적도 좋지 않은데요. 현대차는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이 1.2%를 기록했고, 기아차는 0.8%를 나타냈습니다. 100원어치를 팔아서 1원 안팎을 남긴다는 얘긴데, 현대차가 한 때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었던 걸 고려하면 심각한 부진입니다. 다른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한국지엠은 올해 1조원 대의 적자가 예상되고, 쌍용차 역시 7분기 연속 적자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 9월까지 집계된 걸 보면, 국내 업체의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보다 8.4%, 내수는 3.4%, 수출은 9% 넘게 감소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생산과 내수, 수출이 동시에 침체되는 이른바 '트리플 부진'에 빠진 겁니다. 특히 수출 부진세가 뚜렷한데, 우리 자동차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만 보더라도 올 1분기 점유율이 7.8%로, 2015년보다 2.6%포인트가 빠졌습니다. 자동차가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예년 같지 않은데요. 2년 전만 해도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4% 가까이 됐지만, 올해 상반기엔 7%대로 떨어지면서 순위도 5위로 밀려났습니다. 완성차 업계가 어려우면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협력업체 사정은 어떤가요? [기자] 네, 협력업체는 완성차 업체보다 사정이 더 안 좋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1차 협력업체인 상장사 89곳 가운데 42개사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28곳은 새롭게 적자로 전환된 회사들입니다. 89개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8.6%나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0.9%에 불과합니다. 1차 협력사들은 그나마 규모가 좀 큰 곳들이어서 상당수가 중견기업에 속합니다. 중견기업인 1차 협력사들이 이 정도로 어렵다면, 1차를 통해 이어지는 2차, 3차 협력사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요. 2차, 3차 협력사들의 어려움은 통계로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전체 일자리 숫자가 지난 2년 동안 9천여 개가 사라졌다는 게 그나마 살펴볼 수 있는 통계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연계된 산업도 많고, 직접 고용만 3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렇게 부진에 빠진 이유, 뭐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우리 자동차 산업이 좀 자만한 것 아니냐 이런 분석이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2007년에 470만대를 팔았는데, 이게 2014년에는 800만대를 넘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요. 이 때 판매량이 크게 늘었던 이유는 우리 자동차 업계가 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 자동차 업계가 상대적으로 못해서였다는 겁니다. 당시 미국 제너럴 모터스는 파산하고, 일본 토요타에서는 리콜 사태가 터졌는데, 이어서 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 공급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