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로 만든 아름다움, 나전칠기

조개로 만든 아름다움, 나전칠기

[아나운서] 조개껍질을 가공해 얇은 판으로 만든 것을 자개라고 합니다 이 자개를 옻칠한 공예품 위에 꾸미는 것을 나전칠기라고 하는데요 50년이 넘는 세월을 나전칠기에 바친 칠장이 배금용 명장을 이수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옛날 페인트나 화학안료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나무나 철로 만든 도구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 그 위에 옻칠을 했습니다 여기에 각종 문양을 넣고 조개 등으로 장식하면서 나전칠기가 성행하게 됐습니다 성남시에 위치한 민속공예전시관 이곳은 50년이 넘는 세월을 나전칠기에 바쳐온 배금용 명장의 작업실입니다 여섯 살에 고아원으로 들어갔다가 열 살에 탈출한 뒤, 터미널에서 자신을 찾아온 외삼촌을 우연히 만나 오게 된 서울 공덕동 집 그 뒷집에 나전칠기 공방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배 명장은 공방에서 먹고 자면서 자연스럽게 나전칠기를 만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당시 배 명장에게는 특별한 목적이나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한 끼 밥을 먹기 위해 고아원에 들어갔던 것처럼 나전칠기공예를 시작한 것입니다 열 살 때부터 오랜 시간 스승에게 보고 배웠기 때문에 밑 작업부터 그림 도안, 자개를 붙이는 기술까지 섭렵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배 명장이지만, 지금까지도 가장 어렵게 생각하고 특별하게 신경 쓰는 부분이 밑그림 작업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 배금용 대한민국 나전칠기 명장] ~길에 가면서도 간판도 보고, 식당가면 접시도 보고 다 보죠 뭐 하나를 찾아내려니까 구경을 많이 해야 돼요 그래야만 거기서 답이 나와요 따라하는 것이 아니고 내 것을 만들어야 하니까 고려시대 임금의 주문으로 제작 된 최고 명품 '나전국당초문 경함'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 일본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 경함을 우리나라에서 배 명장이 유일하게 재현했습니다 얼핏 보아도 수 백점이 넘어 보이는 작품들이 있지만, 작업실이 좁아 보이지 않는 이유는 나전칠기를 아끼는 자부심이 가슴에 가득 차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배금용 대한민국 나전칠기 명장] ~저는 나전칠기 전시관을 하나 만들어서 시민들, 초등학생,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 대학생들, 주부들 체험도 하고 시연도 하고 1년 365일 단 하루도 손이 깨끗해 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배금용 명장 그런 그가 오히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더 노력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산업뉴스 이수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