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환절기 - 박준 /시집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영애시낭송

[시낭송] 환절기 - 박준 /시집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영애시낭송

#박준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지나온뒤의광경을기억한다 #가난을위로하는법 #통영 #무릎 #뱃사람 #바닷길 #살만해지는삶 #끝물과일 시 : 박준 / 환절기 / 나는 통영에 가서야 뱃사람들은 바닷길을 외울 때 앞이 아니라 배가 지나온 뒤의 광경을 기억한다는 사실, 그리고 당신의 무릎이 아주 차갑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비린 것을 먹지 못하는 당신 손을 잡고 시장을 세 바퀴나 돌다 보면 살 만해지는 삶을 견디지 못하는 내 습관이나 황도를 백도라고 말하는 당신의 착각도 조금 누그러들었다 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들어 주었고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입술부터 팔꿈치까지 과즙을 뚝뚝 흘리며 물복숭아를 먹는 당신, 나는 그 축농(蓄膿) 같은 장면을 넘기면서 우리가 같이 보낸 절기들을 줄줄 외워보았다 박준(1983~ )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2012 #BGM : 아포리님 하모니카 연주 #시낭송박영애